연약함의 힘 - 현경 마음 살림 에세이
현경 지음, 박방영 그림 / 샘터사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그동안 베스트셀러의 책 제목을 보면 아프다, 약하다, 참아야 한다 등의 어휘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동안 우리에게 연약함을 드러내는 것은 무능력의 한 부분이라 생각했는데 세월이 참 많은 것들을 변화시켰다.

이젠 약한 것을 더이상 부끄러워하지 않는 페러다임의 변화가 이뤄졌다.

그래도 그 연약함이 어떤 힘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아봐야 한다.

아름다운 꽃 그림으로 책의 이미지를 부드럽고 우아하게  해준 현경님의 [연약함의 힘]

 책 속엔 다양한 꽃그림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글과 그림이 주는 멋진 조화가 참 좋다.

처음 만나본 현경님의 글은 따뜻하면서도 의지가 강하고 자기 주장이 분명했다.

그러면서 연약함이 주는 힘을 책 속에서 다양한 이야기속에서 풀어내고 있다.

그녀의 이력은 특색이 있었다. 신학을 공부하면서 불교법사이기도 하며 다른 종교의 좋은 점들을 수용하여 그녀를 성장시켜왔다.

'우울증의 선물'에서 그녀는 우리가 부정적인 이미지로 떠오르는 단어인 우울증을 긍정의 이미지로 변신시켰다.

우울증은 삶의 의욕을 잃게 만든다. 그런 우울증을 그녀는 이렇게 말해준다.

 

"우울증은 내 안에 풀지 못한 분노가 있으니 그것을 밝혀 풀어내고 상처받은 나 자신을 잘 보듬어 돌보라며 우주로부터, 참 자아로부터 온 선물이고 메신저입니다. 우리의 영혼이 슬퍼하고 있을 때 너무 빨리 어른스럽게 넘어가라고 재촉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충분한 보살핌을 받지 못한 슬픔과 분노는 영혼의 암이 되고 이유 모를 우울증이 되어 우리 곁을 떠나지 않기 때문입니다."(p105)

암환자에게 암을 극복하는 방법 중 하나가 아이러니하게도 암을 친구로 여기라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우울증이 주는 선물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참 마음에 들었던 문장이었다.

 


 

 

항상 행복만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행복은 그렇게 자주 찾아오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늘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이 우리의 삶을 힘들게 하곤했는데 작가는 '가끔은 행복하지 않아도 좋습니다.'라고 위로해준다.

그녀의 생각은 이렇다.

"아,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구나! 이 순간 편안히 숨을 쉴 수 있다는 것이 행복이구나! 바로 다음 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것이 삶을 이토록 재미있게 하는구나!"(p113)

 

불행은 남들과 나를 비교하는 그 순간 일어나는 감정이다. 남보다 가지지 못해서, 누리지 못한 것들이 비교의 저울을 내리꼿지만 결국 가장 현명한 것은 살아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을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불행 덕분에 우리는 영혼의 근육을 기르게 되고 행복의 고마움을 알게 됩니다."(p116)

"우리 영혼에 상처가 나 가슴에 구멍이 생길 때 그 구멍을 통해 빛이 들어옵니다.

불행이 찾아오면 잘 대접해서 보내 줍시다. 그가 떠난 후, 장마 뒤 부쩍 키가 커지는 푸르른 나무처럼 내 영혼의 키가 자란 행복을 느끼게 될 테니까요."

우리가 싫어하고 약하다며 회피하는 것들을 작가의 눈으로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은 의미있었다.

삶에 있어서 우연이란 없는 것 같다. 모두가 우리에겐 어떤 이유로든 다가오는 인연인 것 같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마음이 훈훈해짐을 느낌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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