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돌림 없는 교실 - 아무도 소외되지 않는 교실을 위한 선생님과 아이들의 열린 대화 행복한 육아 16
비비안 거신 팰리 지음, 신은수 옮김 / 샘터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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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달 전 딸 아이가 왕따에 대한 글을 써야 했는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회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왕따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나

이유와 원인, 명쾌한 해답을 하나도 글로 쓸 수 없었던 경험이 있었다. 왜 그럴까? 왜 우리는 이토록 힘들고 괴로운 왕따라는 문제에

대해서 속시원한 답을 도출해내지 못하는 걸까?

그런 답답한 경험을 가진 터라 나는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얼른 책 속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도 소외되지 않는 교실을 위한 선생님과 아이들의 열린 대화'

 책의 내용은 의외로 이론서가 아닌 실제 교실에서 선생님과 아이들이 주고 받은 대화와 사건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거기에 선생님의 메시지가 담긴 동화가 중간 중간 삽입되어 있어 주제를 더 부각시키고 있는 구성이다.

50 여년 동안 유치원 교사로 일한 저자는 수많은 경험과 사례를 통해 어린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남기는 교실 내

왕따 문제에 대해 해결하는 방법을 아이들과 함께 끊임없이 토론하고 의견을 수렴하며 접근하려고 한다.

교실과 학교의 규칙은 일방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저자는 아이들의 의견에 열심히 귀 기울인다. 어떻게 하면 교실 내에서

'너랑 안놀아'라는 말을 안하고 그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해 유치원생부터 초등 고학년까지 각 연령에 따라

나오는 의견들을 모으고 충분히 생각하고 숙고한 후에 드디어 아이들에게 선포하게 된다.

 

[너랑 안놀아라고 말하지 않기]라는 규칙을 제안했을 때 쉽게 받아들이는 아이들은 왕따의 경험을 가진 아이들이었다.

왕따는 습관이다라고 말하는 저자는 교실안에서 일어나는 작고 큰 사고들을 바라보며 이 규칙을 좀 더 견고하게 만들어가길 원한다.

 

" 선생님들은 모두 인기있는 아이의 비위를 맞추기 급급하고 따돌림받는 아이에 대해서는 종종 참을성을 잃는다. '인기 있는' 아이는 좋은 아이고

'인기없는' 아이는 나쁜 아이 취급을 받는다. 사랑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자신의 잘못 때문이라며 자책한다. (p 23)

 아이들의 왕따에 대한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연령별로 인종별로 또는 경험별로 그 반응이 다르며 받아들이는 강도 역시 차이가 남을 알 수 있다.

 

' 아이들의 세계에서 '따돌림'은 공공연한 놀이 법칙의 일부이며, 모두가 알다시피 이 놀이의 법칙은 곧 인생의 법칙이 될 것이다.' (p42)

 

어른들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아이들도 또래집단에서 늘 대장을 뽑았고 그 대장의 말에 귀기울이며 눈밖에 나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에 저자는

따돌림도 문제이지만 대장이라는 것 또한 놀이문화에서 없어져야 한다고 여긴다.

그러나 아이들은 뜻밖에 쉽게 동의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새로운 규칙이 교실에서 적용되어야 한다는 사실에 적잖이 불편을 토로하지만 선생님 역시 그 부분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신다.

 

'너희의 새로운 규칙에 맞추려면 선생님의 생활에도 큰 변화가 필요하거든.'

'하지만 앞으로 너희가 친구에게 '너랑 안 놀아'라고 말하지 않는다면 선생님도 너희에게 '놀지마'라고 말하지 않을께.' (p151)

 

누구나 한번쯤은 어린 시절 따돌림이라는 겪고 싶지 않은 경험들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만연된 현실 속에서 그것이 정서적으로 어린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좋지 않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그 경험이 유독 어떤 이에게는 고통과 상처로 남아 이 후의 삶 또한 힘들어지게 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새로운 규칙이 시행된 이후 아이들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더 타협하려고 노력하고 더 배려하려는 모습에서 따돌림으로 파생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하나 둘 줄어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고학년들은 이 규칙의 결과가 어떨지에 대한 궁금증도 보이며 모든 아이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우리는 이 규칙을 통해서 우리 아이들이 이방인들과 행복하고 조화롭게 생활하고 공부해 갈 수 있도록 준비시켜야 할 것이다. 모든 학년마다 그에 맞춰 이 개념을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만약에 어는 날 우리 아이가 이방인 된다면 다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태양을 누릴 권리가 자신에게도 있음을 알려 주어야 할 것이다.' (p238)

 

태양을 누릴 권리라는 말에 가슴이 따뜻해진다. 누구나 가지는 태양을 누릴 권리, 그 누구의 개인적인 소유가 될 수 없는 태양.

우리나라의 왕따, 따돌림 문제도 이렇게 교실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유치원 때부터 이런 방식으로 접근해보면 어떨까 생각해보며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다.

 

샘터 서평단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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