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신령 학교 3 - 신들의 전투 샘터어린이문고 45
류은 지음, 안재선 그림 / 샘터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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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신령 학교는  흥미로운 제목을 가진 책입니다.

 

[산신령 학교]

 

책 속엔 세 명의 주인공이 나오는데 달봉이라는 꼬마 산신령과 장군 산신령 그리고 선녀와 나무꾼 사이에서 태어난 막내딸인 두레가 등장합니다.

제가 어릴적만 해도 산신령은 동화책에 자주 등장하는 캐릭터였는데 어느 순간부터인지 우리 아이들에겐 익숙하지 않은 존재가 되어 버리고 있네요.

류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역사적 사실과 토속신앙까지 아우러져 재미나게 잘 읽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겉표지 그림에서 이 책이 어떤 이야기를 풀어 나가고 싶은지 잘 표현해주고 있지요.

달봉이와 장군이는 두레를 만나러 길을 떠납니다.

거기서 만나게 된 복길이네 터줏대감으로부터 이 책에서의 사건은 시작됩니다.

터줏대감 참 오랜만에 접하게 된 단어랍니다. 터줏대감이란 집터를 관장하는 신이지요.

그런 복길이네 터줏대감이 왜 선녀탕에 오게 된 것일까.. 이야기는 궁금증을 풀어나가며 전개됩니다.

놀랍게도 이 책은 일제시대의 배경을 가지고 일제의 침략과 약탈을 어렵지 않게 묘사하며 에피소드로 전해줍니다.

 

산신령들이 바라보는 인간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그들의 대화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 인간 가까이 가는 건 위험해! 인간은 호랑이를 잡아 그 가죽을 벗겨다 쓸 만큼 잔인하고, 작은 동물의 양식인 도토리를 죄다 주워

갈 만큼 인정이 없고, 풀 한포기조차 모조리 캐 가는 욕심쟁이야." (p5)

 

 

마을을 지키던 신들은 외국의 무사신들에 의해 죽임을 당하거나 쫓겨나가게 되는데 복길이가 터줏대감이 머물던 시루를 수습해 선녀탕에 던져 준 덕분에 복길이네 터줏대감만은 살아남게 됩니다. 이런 터줏대감이니 복길이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겠지요..

복길이는 무너진 탄광에 갇히게 되며 소설은 점점 더 극을 향해 달려 갑니다.

 

인간과 함께 했던 토속신앙을 이해하기 쉬운 구절이 책 속에 등장합니다.

 

" 집에 사는 사람들이 사이가 좋으면 그 집에 사는 신들도 사이가 좋거든. 우리는 한식구니까 말이야. 안방으로 고개를 들이밀면 성주신이 뜨뜻한 아랫목에 지지다 가라고 반겨주고, 부엌으로 얼굴을 들이밀면 조왕신이 구수한 누룽지를 집어 주고, 장독대를 돌아보면 장이 맛있게 익는다며 자랑하던 철륭신이 있었는데 다 어디로 가버렸는지....(p68)

 

 

 

류은 작가는 책의 말미에 이렇게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 산신령들은 사람들이 어렵고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함께 아파하고 고통스러워하면서 제자리를 지켜 왔어. 왜냐고? 산신령이니까! 이 땅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모른 체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으니까.

산신령들이 우리를 지켜보듯 우리도 이따금씩 산신령들을 떠올리면 어떨까? "

 

책 속에서 산신령들은 인간이 겪는 어려움을 마다하지 않고 함께 해결하고 이겨나가게 도와 줍니다.

바로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절대자에게 의존하고자 하는 그 마음이겠지요.

 

산신령들과 데이트했던 몇 시간들이 참으로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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