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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양녕 대군은 세자의 자리에서 쫓겨났을까? - 양녕대군 vs 태종 ㅣ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23
신명호 지음, 안희숙 그림 / 자음과모음 / 2011년 4월
평점 :
태종 이방원과 그의 첫째 아들 양녕대군의 이야기를 다룬 책인
[왜 양녕대군은 세자의 자리에서 쫓겨났을까?]
태조, 정종, 태종을 거쳐 세종에 이르는 조선왕조의 시작에서
세종은 사실 첫째 아들이 아니었다.
셋째 아들인 세종이 왕이 되고 첫째 아들인 양녕대군이 왕이 되지 못했던 이야기를 이제부터 시작해보자.
자음과 모음의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은 역사를 법정이야기로 풀어내어 흥미로운 법정 공방을 통해
누구의 이야기가 더 타당성이 있는지를 스스로 생각해보게 만든다.
우리가 흔히 영화나 사극을 통해 역사이야기를 접하다 보면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말인 적자와 서자
적자는 본부인인 정실이 낳은 아들이고 후궁에게서 태어난 아들은 서자라고 한다.
한 인간의 태생이 너무나 중요했던 신분사회에서 내가 적자인가 서자인가는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중요한 것이다.
양녕대군은 서자도 아니었고 태종의 아내인 원경왕후 민씨에게서 태어났다. 원경왕후 민씨는 여러 번 아이를 잃은
아픔을 겪고 어렵게 낳은 양녕대군을 데리고 친정에서 양녕대군이 7살때까지 지내게 된다.
그러면서 양녕대군은 자연스레 아버지와의 교류가 없이 유년시절을 보내게 된다.
게다가 양녕대군은 무예에 재능이 있어 글공부를 게을리하게 되고 그런 양녕의 모습은 태종의 마음에 들지 않게 된다.
더욱이 충녕대군은 칠삭둥이로 태어나 더 깊은 보살핌을 필요로 했고 잘 자라게 된다.
태종은 역사서에서도 나오도록 충녕을 편애했다고 한다.
이 책을 읽고 있자니 양녕대군은 자신보다 더 능력있는 충녕대군의 그늘에 가려 살게 되고, 그러면서 양녕대군은
점점 더 왕세자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겸비하는 것이 아닌 그 반대의 삶을 살게 된다.
어리라는 기생을 사랑하게 된 양녕대군,
모든 걸 버리고 그녀를 선택했지만 결국 사랑은 이루지 못하고 불행으로 그 결말을 짓게 된 비운의 주인공이 된다.
태종은 아비보다는 왕으로서 조선을 위해 충녕대군을 선택하고, 양녕대군은 적자로서의 화려한 삶을
기구하게 마감하게 된다.
숨막히는 왕위쟁탈전은 승자와 패자가 공존한다.
한 명만이 선택되어야 하는 상황, 그러나 그 한 자리에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거니 불행은 언제나 숨어 있다가
기회만 보며 고개를 들 준비가 되어 있는 듯한 역사 속 이야기.
그러나 뒤집어 생각해보면 양녕대군이 왕이 되었어도 세종대왕처럼 그렇게 멋진 왕이 될 수 있었을까..
선견지명이 있었던 태종의 혜안이 빛을 발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이 불현듯 드니 양녕대군에겐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