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가의 연인들 - 소설로 읽는 거의 모든 사랑의 마음
박수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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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로 사랑을 읽고, 사랑으로 소설을 읽다.

 

 

 

작가가 말하는 사랑에 공감이 간다.

 

" 사랑은 낭만적이고 윤리적이어야 한다는 무성한 소문 혹은 신화와는 다른 사랑의 나체,

초라하지만 진실한 알몸. 슬프기 짝이 없지만, 슬픔의 존재를 알아야 담담해질 수 있다.

인생에 슬퍼하지 않으려면 인생이 원래 슬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사랑의

허술하고 누추한 국면을 알아야 비탄을 거둘 수 있는 법이다. 슬픔에 대한 앎은 슬픔을

뛰어넘기 위한 주춧돌이다. 앎이 곧 항우울제다."

 

2012년 5월부터 <프레시안>에 '박수현의 연애 상담소'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글을 바탕으로

쓴 책으로서 소설에서 나오는 다양한 사랑의 이야기에 맛과 풍미를 더해 작가의 속깊은

이야기들이 마구 마구 들어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사랑했던 그 시기들이 떠올랐고, 소설 속 주인공들의 마음과 내 마음이

일치하는 부분도 만날 수 있었고, 그들과 교차하는 지점도 찾을 수 있었다.

사랑은 고통을 수반한다는 시시콜콜하고 옛날 감성 자극하는 말이라고 하지만 사실인걸 어떡하나...

 

사랑이라는 한 단어로는 그 많은 감정과 그 복잡한 갈등구조를 어찌 다 담아낼 수 있을까?

사랑한다면서 미워하고 고통을 주고 억압하는 모습들과 사랑하면서도 행복하지 않고 오히려

불행하며 우울과 고독에 휩싸여 사는 모습 또한 사랑이라 말하니 이 어찌 공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12개의 소설을 소개하고 그 소설 속 인물과 사랑에 대해 작가는 꼼꼼하게 이야기해준다.

작가가 소개한 마지막 소설인 [나의 피투성이 연인]은 꼭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이야기가

흥미롭다. 배신과 사랑의 소재가 진부할지라도 우리는 그런 이야기 속에서 위로와 쾌감 이런

감정들을 느끼지 않나 싶다.

배신한 남편에 대해 아내 유선은 말한다.

"널 위해서가 아니야. 당신은 내 속에서, 언제까지나, 마지막 보여주었던 그 모습처럼,

나의 피투성이 연인으로 남아 있어야 해."

 

작가는 '좋은 소설은 밝은 지혜로써 인생의 비밀을 통찰한다.'라고 말한다. 나도 그 말에 동감하며

오랜만에 사랑에 대해 하루종일 생각하고 읽고 사유했던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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