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태양의 아들 ㅣ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72
로이스 로리 지음, 조영학 옮김 / 비룡소 / 2013년 10월
평점 :
로이스 로리의 [기억전달자], [메신저]를 원서로 읽고 나는
충격에 빠졌었다. 그녀의 SF적 상상력은 나에겐 충격적이었고, 너무나 재미난
스토리와 기발한 플롯 구성, 그리고 놀라운 흡입력에 손에서 책을 내려 놓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청소년 문학으로 분류되지만 결코 그럴 필요가 없는 그녀의 작품들은 어른들에게도
많은 영감과 미래에 대한, 인류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해볼 수 있는 스토리들이다.
그런 그녀가 [기억전달자]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태양의 아들]을 20년 만에 완성하여
우리 앞에 선보였다.
[태양의 아들]은 [기억 전달자], [파랑 채집가], [메신저]에 이은 그녀의 청소년
SF 소설 4부작 중 마지막 작품이다.
20년에 걸쳐 쓴 그녀의 작품은 읽는 내내 정말 미래에 어느 시점에 그녀가 묘사했던
모습의 커뮤니티가 존재할 수도 있을 것 같은 개연성에 몸서리가 쳐지곤 했다.
반갑고 떨리는 마음으로 읽어본 그녀의 따끈한 신작 [ 태양의 아들 ]은 영문제목은 SON이다.
왜 제목을 이렇게 정했는지는 책의 마지막을 보면 알 수 있다.
부드러운 라떼와 함께 책 속으로 들어가본다.
시리즈임에도 불구하고 책을 하나씩 읽어도 무방하다.
나는 시리즈 중 [파랑 채집가]는 원서로 사놓고 아직 읽지 못했고 그럼에도 마지막
작품인 [태양의 아들]을 읽었지만 스토리의 흐름에 어려움을 느끼진 못했다.
클레어는 감정이 통제되고 환약으로 조정되는 커뮤니티안 출산모라는 역할을 부여받게 된
12살의 소녀이다. 그녀는 환약을 먹었을때와 먹지 않았을때의 차이점을 알게 되고 약을
먹지 않고 감정을 가지게 된다. 그리하여 그녀는 자신이 낳은 아이에 대한 사랑을 느끼게
되고 조직으로부터 버림을 받게 되는 그녀의 아들을 찾아 떠난다.
커뮤니티는 철저하게 차단되고 통제되어서 정상의 범주라는 울타리를 만들어 조금이라도
그것에 벗어나거나 미달되면 가차없이 커뮤니티 밖으로 추방되거나 죽임을 당한다. 클레어의
아들은 담당자였던 직원의 집 아들인 조너스가 죽임을 당하지 못하도록 데리고 도망을 친다.
클레어 역시 아들을 찾아 배를 타게 되고 커뮤니티 밖 어딘가에 존재하는 다른 사회의 일원이
된다. 그러나 그녀는 잃어버린 아들을 되찾기 위해 섬에 머무르는 동안 알리스와 아이나르의
도움으로 절벽으로 된 산을 넘게 된다. 그 산을 넘기 위해 모든 걸 바쳤던 아이나르는 결국
불구가 되어 포기할 수밖에 없었지만 클레어는 아이나르의 조언을 받아 고비 고비를 넘길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죽을 힘을 다해 산의 정상을 오르지만 결국 그곳엔 거래 마스터라는 악마가
기다리고 그는 클레어의 젊음과 아들을 거래하게 된다. 클레어는 주저없이 그의 거래를
받아들이지만 젊은 클레어는 한순간에 늙은 노파로 변해버리고 아들 게이브가 사는 곳으로
갈 수 있게 된다.
아들을 만났지만 아들은 노파가 그의 어머니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클레어는 자신이
엄마라고도 말할 수 없었던 시간을 보내게 된다.
[태양의 아들]에서는 클레어의 이야기와 조너스의 커뮤니티 탈출 이 후, 한 사회의 리더가
되어 게이브를 잘 키워낸 이야기, 그리고 게이브가 거래 마스터를 죽게 만드는 이야기가
스토리로 전개된다.
읽으면서 아쉬웠던 부분은 클레어가 배를 타고 탈출했을때의 이야기가 많이 생략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폭풍으로 배가 산산조각이 나고 클레어만 살아남게 되었던 그 이야기의 앞 부분이
조금이라도 언급되었으면 좋았다는 생각이다.
무서운 능력을 가진 거래 마스터의 존재에 대해 언급한 부분을 읽어 본다.
'거래 마스터는 인간이 아니었다. 사람이 아니라 사람으로 위장한 존재였다.
그는 악의 힘이었다. 태곳적부터 이어져 온 악의 총체.' (p424)
거래마스터를 죽이고 클레어에게 돌아오는 게이브,
젊음을 회복하고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난 클레어,
둘은 드디어 만난다.
' 처음에는 태양(sun)을 보고 있다라고 말하는 줄 알았다. 실제로 하늘은 새벽빛으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조너스는 문득 클레어의 어깨 너머를 보았다. 그곳에는 그녀의
아들(son)이 오솔길을 따라 걸어오고 있었다.'(P430)
다시 더 멋진 SF로 그녀의 다음 작품을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