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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의자왕은 백제를 망하게 했을까? - 의자왕 vs 김부식 ㅣ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10
양종국 지음 / 자음과모음 / 2010년 9월
평점 :
여름방학 백제로의 여행을 떠난 우리 가족은
충남 부여에서 아름답고 달달한 시간을 보냈다.
백제의 흔적을 찾아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그 속에서 여러 백제의 유물과 문화, 왕들에 대해 알게 되었다.
낙화암을 오르면서
이곳은 의자왕과 삼천궁녀의 이야기로 유명한 곳이란다..하며 딸과 아들에게 운을 띄웠는데
광해군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듯이 의자왕도 논란의 중심에서 주인공이 되고 있다.
삼천궁녀의 이야기만 들어도 의자왕이 어땠는지 짐작이 가고 또 우리 세대에서는 의자왕이 불의하고 백성을 돌보지 않고
여자와 술만 즐긴 방탕한 왕으로 배웠기에 그에 대한 선입견은 대단하다.
의자왕에 대한 기록은 아이러니하게도 백제 당시의 기록이 아닌 후대의 신라인 김부식의 [삼국사기]를 통해 알려지게 된다.
김부식은 삼국사기를 편찬하기 전 의자왕에 대한 주변의 의견과 진술, 평가를 토대로 작성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이 훗날
의자왕에 대해 치명적인 약점만을 부각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는 알지 못했을까?
실제로 백제여행을 하면서 많은 역사의 흐름 속에서 백제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던 의자왕의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술과 여자에만 빠져 정치에 관여하지 않았다면 신라를 상대로 계속해서 영토확장을 위한 전쟁을 치루지도 않았을 것이다. 당나라의
사대주의에만 빠지지 않고 스스로의 의지를 발휘한 것도 그당시로서는 대단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오히려 일본에서 더 나은 평가를 받는 백제는
일본의 문화를 꽃피우는데 많은 도움을 준 국가이며 백제의 장인들은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문화의 부흥을 일으키기도 했다.
의자왕의 무능력으로 백제가 멸망한 것이 아닌
시대의 흐름 속에서 큰 물줄기에 편승하지 않고
독자적인 노선을 선택해서 얻어진 결과라고 생각하고 싶다.
당나라에 포로로 끌려가 억울하게 죽음을 맞이한 의자왕
한 나라의 국왕으로
낯선 타국에서 죽게 된 그 비통한 심정이 어땠을까?
이제부터라도
우리 역사의 이면을 보지 못하고 단면만으로 평가받았던 많은 분들의 명예가 하나 둘 회복되었으면 좋겠다.
부여 여행 후 이 책을 읽으니
더 쏙쏙 잘 들어오고
기억에 자리잡는다.
역시 역사는 흥미로운 사건의 집약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