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치열한 무력을 - 본디 철학이란 무엇입니까?
사사키 아타루 지음, 안천 옮김 / 자음과모음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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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키 아타루는 한참 기도로 두손 모으고 있던 나에게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이란 책의 제목으로 충격을 주었던 작가이다.

종교적인 책이 아니기에 망정이지 아마 종교에 대한 내용이었다면 그 파장이 엄청났을 것이다.

그의 인문학 저서인 이 책은 제목이 주는 강렬한 만큼 내용 또한 단도직입적이고 잡다하며 특이하다.

그의 독특한 어투는 힙합 작사가로 활동하고 있는 것에도 영향이 있는 듯 하다.

단정지어 결론을 맺어버리는 습관이 말이다.

이 책은 대담의 내용을 스크립트처럼 엮어 만든 '아날렉타' 시리즈로 그 네번째이다.

그래서 정제되지 않은 날것의 육성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고 하지만,

우리 문화에서는 흔치 않은 책의 형태라 그런지 읽으면서 몰입이 되었다가 나왔다가를 반복했다.

그가 말하는 것이 모두 공감이 가는 것은 아니었지만 책을 읽는 내내 밑줄 그은 곳이 많은 것을 보면

나도 그의 생각에 많은 부분 동조하고 있는 것 같다.

 

 


  

" 철학은 머릿속에서만 전개되는 사유가 아니라 하루하루의 삶을 살아가는 스타일이다."

 

책의 첫머리의 '말이 태어나는 곳'에서는 언어의 여러가지 특징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언어 바깥이야말로 언어를 언어이게 하고, 언어가 생성되는 곳은 언어 바깥이다."

언어를 안과 밖으로 구분짓고 형상화시키면서 설명하는 것이 철학적으로 논리에 접근한다.

 

며칠전 충격적인 뉴스보도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은 부인하고 싶은 사실이었다.

방사능 수치를 낮게 보도해왔던 일본 정부, 그러는 몇 년동안 사람들은 다시 평온하게 방사능에 대해 잊고 살아갔는지 모른다.

사사키는 일본인으로서 이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부분을 할애해서 설명한다.

원전 사고의 방사선 피해에 대해 그는 이렇게 주장한다.

 

" 모든 종류의 핵무기와 원전은 전 세계에서 신속하게, 완전히 '폐기'돼야 한다."

그는 이것은 후퇴도 철수도 아닌 변혁이자 새로운 세계의 시작이라며 진화하기를 촉구한다.

 

"이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남은 우리는 계속 살아가고 있으며, 3.11 이전과 거의 구분되지 않습니다. 어쩌면 이게 우리가 겪고 있는 고통인지 모릅니다. 공포의 원인인지 모릅니다."

 

방사능 피폭의 피해는 무엇보다 늦게 발견되고 발병한다는 데 그 치명성이 있다. 그래서 사사키는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다.

 

" 이 압도적인 현실 앞에서 무력하지 않았던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무엇을 해도 무력하고, 힘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것이야말로 현실입니다. 무력하지만 무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제발 현실앞에서 무의미하게 무력한 모습으로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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