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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의 목적
다나베 세이코 지음, 조찬희 옮김 / 단숨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제목에서 얼추 책 내용을 짐작할 수 있었던 책,
일본 여류작가의 느낌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책이다.
골드미스의 미묘한 감정을 섬세하게 에피소드 위주로 풀어내니 결혼을 하고 싶으나 막상 상대를 쉽게
찾을 수 없는 현실속에서 주인공 와다 아카리는 고뇌한다.
"지금 나에게 가장 큰 관심은 내 인생의 핵과 같은 것, 결혼 혹은 남자, 그런 것들이다."
아카리씨 주변인을 통해서도 결혼관과 연예관이 차이가 나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이 같은 생각을 가지지 않듯 결혼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생각으로 이어지지 않는 인연이 있다.
원룸을 얻고 아주 근사한 더블침대를 새로 들이고 방을 꾸미면서 그녀는 이 침대를 채워줄 남자에 대해
생각하고 갈구한다.
아카리씨 주변 남자들은 모두 아카리씨의 맘에 100% 들지 않으니 그녀는 고민이다.
그렇다해도 그 남자들이 다른 여자랑 잘되는 것 또한 참을 수 없으니 그녀는 그런 자신을 아줌마같다고 여기며 속상해한다.
아카리씨는 돈과 남자에 대한 개념을 다음 문장으로 정리한다.
"남자 문제였다면 남의 남자라도 일단 좋아지면 빼앗을 거라고 말하는 올드미스는 많지만,
남의 돈과 내돈은 분별없이 써도 된다고 생각하는 올드미스는 없었던 것 같다."
결국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남자와 아카리씨는 마주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욕을 퍼부으며 강의하는 옆 건물 입시강사인 요시자키씨는 지금 그녀의 곁에 존재하는 유일한 남자이다.
게다가 그는 아카리씨를 진심으로 좋아한다고 하니 그래서 침대로 향하지 못한다고 하니 아카리씨는 헛갈리지 않을 수 없다.
아카리씨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세상엔 모든 부분이 맘에 드는 사람과 만나 결혼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설령 그런 사람과 운좋게 만나 결혼을 했더라도 살면서 부딛치는 문제들로 곧 힘겨워할 수 있다.
어찌 인생이 우리가 꿈꾸는 대로 이뤄질 수 있겠는가?
그러나 미혼인 골드미스에겐 포기할 수 없는 꿈들이 있다.
멋진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그와 함께하는 달콤한 인생을 상상하며 그런 남자를 찾고 기다리는 것이다.
주변에서 아무리 그건 그저 꿈이며 환상이고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아무리 말해도 그녀들에겐 들리지 않는
메아리일 뿐이다.
살아보니 깨닫게 되는 삶의 진리, 절대 살아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느 그런 이론들 앞에 우린 수긍하며 살아야 한다.
"내 방, 둘이서 못 지낼 것도 없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 침대, 둘이서 쓰기엔 좁을까?
하지만 그 침대의 목적을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빨리 둘이서 침대를 써주길 바라고 있을 거라는 기분이 들었다."
아카리씨는 마지막으로 이 생각을 하며 다짐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