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여행은 언제나 더 나은 내가 되고 싶게끔 했다'라는 메시지가 강력하게 마음에 와닿았던 여행가 김남희가 길 위에서 알게 된 것들을 모아 놓은 책 [일단 떠나는 수밖에]는 읽는 독자도 같이 어디론가 훌훌 떠나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지금은 이미 과거라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코로나 시절의 여행 이야기는 '우리가 저랬다고?'라고 여길 정도로 불편했고 무시무시했다. 혼자 떠나던 사람이 인솔자가 되어 여행을 계획하고 그 계획이 하나도 맞지 않아 겪는 좌충우돌 이야기를 읽으며 삶을 비껴 떠난 여행에서 또 다른 삶이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여행은 (작가가 힘주어 말하듯) 더 나은 내가 되고 싶게 해준다. 조금 더 선한 사람, 조금 더 지구와 타인에게 무해의 존재가 되고 싶은 선량한 마음을 가지게 한다.23년 동안 여행을 떠난 이의 여행이 궁금했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오랜 시간 떠나게 하는 용기를 주었는지, 그 원동력을 알고 싶었다. 그런데 그것은 근사한 무언가가 아니었다. 내가 알고 있는 상식과 진리가 무너지는 가운데 유연하게 대처할 줄 아는 것이었도 지금의 나보다 더 선한 존재가 되는 것이었다. '거리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와 타인이, 나와 지구가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는다.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때면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을 조금 더 사랑하고 아끼게 된다. 여행은 언제나 더 나은 내가 되고 싶게끔 했다. 정말이지 조금 더 선한 사람이 되고 싶고, 지구와 타인에게 해를 덜 끼치는 존재가 되기를 갈망한다. 그 간절함이 나를 여행으로 이끈다'프롤로그에서 만난 이 문장들은 우리가 왜 여행을 떠나야 하는지 잘 알려 준다. 나 역시 그랬던 것 같다. 어렵게 시간과 돈을 마련해 어디론가 떠난 그곳에서 내가 누렸던, 혹은 느꼈던 감정은 작가와 다르지 않았다. 우리가 여행을 떠날 수밖에 없는 그 이유 말이다. 책은 이 계절을 절대 놓치지 않게 해준다. 조금의 여유라도 허락된다면 어디론가 훌쩍 떠날 것이다. 내가 길 위에서 만나는 그 모든 것을 음미하고 사랑하고 견디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