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여우전 - 구미호, 속임수의 신을 속이다
소피 김 지음, 황성연 외 옮김 / 북폴리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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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묵직한 무게를 잊을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 소설 [주홍여우전]은 놀랍게도 저자가 한구계 미국 작가인 소피 김이다. 지극히 한국적 소재인 구미호와 요괴라는 한국 신화를 추리수사극과 로맨틱 요소를 결합해 만든 이 소설은 꽤나 몰입력이 높은 재미를 장착한 소설이었다. 

우리의 귀신 이야기에 단골로 등장하는 요괴와 구미호가 이번 소설에서는 섹시한 주홍 구미호, 타락신과 인간이 뒤섞인 기묘한 도시가 배경이 되어 서사는 펼쳐진다. 

지극히 한국적인 스토리일줄 알았는데 결과는 선데이타임즈 베스트셀러 1위에 입성하는 기염을 토했고 읽다 보면 배경은 그저 거들뿐 주인공들의 쫓고 쫓기는 스펙터클한 서사에 때론 폭소를, 때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한국계 미국 작가 소피 김은 이 책을 영어로 썼고 번역을 거쳐 우리 손에 쥐여진 이 소설은 그래서 친근한 주인공들이지만 어딘지 이국적인 느낌도 드는 것이겠다. 

주홍여우였던 구미호 김하니는 1452살에 은퇴를 했다. 지금은 바리스타로 활동하며 크리쳐 카페에서 맛있는 커피를 제조하는 일을 한다. 인간 눈에는 보이지 않는 카페니 이 카페의 손님들은 모두 저승사자, 반신반인, 귀신, 불가사리, 해태 등과 같은 요괴들이다. 평화롭기만 하던 일상을 살고 있던 어느 날 하니에게 들이닥친 반갑지 않은 손님이 있었으니 그는 석가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그 석가의 이미지와는 완전 반대인 속임수의 신이다. 블랙슈트를 차려 입은 오만한 그는 사실 반역죄로 천계에서 추방된 전력이 있다. 

이야기는 석가가 주홍여우를 제거하면 신의 권능을 다시 부여해주겠다는 제안을 받으면서 펼쳐지는 스펙터클한 에피소드로부터 재미가 쏟아져 나온다. 한국의 신신시가 배경이 되어 온갖 잡신들이 펼치는 이야기를 읽다 보니 곧 영화나 드라마화될 것만 같은 느낌적 느낌이 든다. 

타락한 신과 은퇴한 구미호가 펼치는 액션 로맨스 판타지의 세계를 여행하는 동안 현실의 고민과 문제는 잊게 마련, 이것이 바로 소설의 힘이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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