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천 가족 2 - 2세의 귀환 유정천 가족 2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작가정신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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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천이란 단어는 불교 용어다. 불교에 문외한이니 [유정천 가족]이란 소설을 읽으면서 처음 접하게 되었다. 유정천이란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구천 가운데 맨 위에 있는 하늘로, "유(존재)의 꼭대기에 있는 하늘"을 뜻한다. 일본에서는 이 뜻에서 파생되어 일반적인 의미로 무엇인가에 열중해 자기 스스로를 잊은 상태를 말할 때도 쓴다고 한다. 그 상태는 기쁨이 지배하기에 긍정의 의미다. 그렇다면 소설 [유정천 가족]은 그런 감정과 상태를 가진 가족이란 것이겠다. 1권에 이어 2권의 시작은 꽤 그럴듯한 인생 모토를 밝히고 있다.

'좌우지간 재미있게 살고 볼 일이다. 일단 그렇게 단정해보면 어떨까. 나는 현대 교토에 사는 너구리이지만, 일개 너구리라는 것을 긍지가 허하지 않아 먼발치에서 덴구를 동경하며 인간 흉내를 내는 것도 좋아해 마지 않는다. 이 성가진 습성은 조상 대대로 면면히 전해 내려온 것이 틀림없다. 선친은 그것을 '바보의 피'라고 불렀다.'

아버지 너구리 시모가모 소이치로의 셋째 아들 야사부로가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이 소설은 1권과 마찬가지로 재미있는 너구리와 덴구, 인간 사이의 좌충우돌 에피소드들로 꾸며져 있다.

'요컨대 재미있는 것은 좋은 것이다' 이 문장은 어찌보면 [유정천 가족]이라는 장편소설을 관통하는 주제다. 심각하지 않게 재밌게 인생을 살라는 작가의 메시지라는 것! 아버지 시모가모 소이치로는 아들에게 당부했다. "우리는 너구리야. 웃으면 안 되는 때란 없다"

아카다마 선생의 아들인 야쿠시보 2세가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2세들간의 좌충우돌 이야기와 여전히 너구리 전골 때문에 골치 아픈 너구리들의 이야기, 거기에 감칠맛을 더해주는 로맨스까지 곁들여지니 소설은 오히려 1편보다 더 재밌게 다가왔다. 너무 소설에 몰입해서일까? 왠지 주변에 너구리가 있는 건 아닌가 자꾸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ㅋㅋㅋㅋ). 교토 원더랜드에서 펼쳐지는 믿을 수 없지만 또 믿고도 싶은 이야기가 추워도 너무 추운 겨울날을 따뜻하게 데펴준다. 1편보다 더 재밌는 2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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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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