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기 좋은 시간
김재진 지음 / 고흐의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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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기 좋은 계절이다. 누구나 이 계절엔 시인이 된다던 어느 싯구가 생각난다. 김재진 시인의 [헤어지기 좋은 시간]은 시집이면서 시인이 그린 그림이 들어 있다. 40년 글쟁이로 살면서 50종의 책을 집필했던 대단한 필력이자 끈기의 소유자라고도 하겠다. 이렇게 많은 아웃풋을 내놓으려면 상당한 인풋이 있어야 한다. 

그의 이력을 보니 다양한 영역과 직업을 소유했던 터라 가능했다는 생각이다. 시인이 바라본 세상은 아름다움은 더 아름다웠고 절망은 더 절망스러웠다. 명사가 생각나지 않는 밤을 지새우고 수많은 형용사로 시끄러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인은 어떤 위로를 전해주고 있을까?


'슬픔이 팔 굽혀 펴기를 하고 있다. 하늘나라로 간 사람들이 지상의 지인들을 단련시키고 있다. 지쳐서 엎어지는 슬픔에게 98퍼센트가 넘는 수분과 약간의 나트륨이 섞인 눈물이 위로의 잔을 건네고 있다'

​'오래되어 힘 잃은 바람기야, 늙어서 미안하다며 울먹이는 문 밖의 저 계절 좀 보아라'


파주 아지트에서 칩거하며 명상과 글쓰기, 그림을 그리며 사는 시인의 동반자는 허모니카란다. 시집 속 시들은 단단하고 깊었다. 깊은 침잠 속에서 꺼낸 시인의 단어들은 어느새 내 마음의 끝에 와닿아 속삭인다. 헤어지기 좋은 시간이라고!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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