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너에게 겨울에 내가 갈게
닌겐 로쿠도 지음, 이유라 옮김 / 북폴리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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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유독 더운 여름날을 보내고 있는 우리에게 겨울이란 단어만으로도 시원함이 느껴질 정도로 세상이 끓는 물 같다. 여름을 좋아하던 이들에게도 버거운 요즘 날씨 속에서 서늘해지는 느낌을 느끼게 해준 책인 [여름의 너에게 겨울에 내가 갈게]는 소설에 몰입할수록 겨울의 한기가 느껴졌다.

제28회 전격소설대상을 받은 책인 이 소설은 작가가 백혈병 투병을 하며 집필을 했단다. '글을 쓰는 행위가 나를 지탱해주었다'고 고백하는 글을 읽고 나니 이 책의 주인공 유키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얼마나 컸을까 싶다. 유키는 병명도 알 수 없는 희귀난치병을 앓고 있다. 겨울이 시작되면 식물인간처럼 잠을 자게 되고 짧으면 4달, 길면 1년도 넘게 깨어나지 못한채 깊은 수면상태가 된다. 동화 속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편안하게 잠을 자면서 왕자가 나타나길 기다리지만 현실의 유키는 타인에게 목숨을 맡긴 채 욕창과 배변, 닝겔 등 신경 쓸 일들이 한 두개가 아니다. 가족이 아니라면 이렇게 긴 시간 돌보기 쉽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제대로 학교생활을 하지 못한다는 점은 큰 일이였다.

대학1학년생인 나쓰키는 유키의 이런 상황을 모른채 사랑에 빠졌다.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버린 유키를 찾아나선 나쓰키는 결국 유키의 겨울잠을 자는 비밀스런 병을 알게 되었고 현실에 맞춰 함께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 살게 된다. 그러나 이 사랑이 얼마나 쓸쓸하고 힘들까! 겨울에 이별하고 봄에 다시 만나는 비일상적인 상황들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비밀이 많아 보이는 유키, 그녀에게는 겨울잠이 다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된 나쓰키, 꼬이고 얽힌 사건들 속에서도 결국 사랑은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었다.

'이해하고 싶다는 얼굴을 하고선, 이해에서 가장 먼 곳에 있었다'
'너에 대한 편견을 미워하는 척하면서 가장 큰 편견을 가지고 있던 건 나야'

상대가 처한 상황이 특별할 때 어떻게 행동하고 사고해야할 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주었던 시간은 특별했다. 중간까지는 소설이 그저 영화나 드라마 속 이야기처럼 다가왔는데, 점점 현실 속 어딘가에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겨울에 유키와 나쓰키가 만날 수 있는 미래가 있길 바랬는데 작가는 그런 독자의 마음을 읽었나 보다. 아름다운 결말에 눈물 한방울이 떨어졌다. 소설로 인해 더위를 잊을 수 있었던 신선한 시간이었다.


<북폴리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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