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프고 아름다운 코끼리
바바라 포어자머 지음, 박은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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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만으로는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을 책 [나의아프고 아름다운 코끼리]는 현대의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가슴 위에 올라 앉아 있는 코끼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책에서 말하는 코끼리는 눈치 챘듯이 실제 코끼리가 아닌 저자가 지난 30년 동안 함께 동거동락하며 지낸 우울증의 또 다른 이름이다. 잊을만 하면 찾아오는 무기력증, 늘 느끼게 되는 우울감과 편두통, ADHD, 자살 충동 등 마음이 아픈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가끔 행복하고 자주 우울한 우리들에게 다시 일어서고 인생의 어둠 앞에 좌절 대신 용기를 꺼낼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우울증에 걸린 이들에게는 책 읽기도 사치다. 무기력한 이들에겐 책을 드는 것조차 큰 힘이 필요하다. 누구나 겪게 되는 아픔과 슬픔 앞에서 무너지는 것 대신 마음을 돌보며 매일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우게 된다. 실제로 저자가 겪고 있는 아픔이기에 이러한 조언은 공허한 메아리가 아닌 실제적이고 강력한 조언이 되어준다. 현대인의 정신건강에 대한 통계치를 보게 되면 그 숫자가 주는 심각함에 화들짝 놀라게 된다. 몸이 아픈 사람보다 마음이 아픈 사람이 더 많은 이 시대, 우리는 각자가 마주한 우울과 공허, 무기력과 불안을 어떻게 극복하며 살아야 할까!


어마어마하게 큰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고 표현할 수 있는 삶을 사는 우리에게 이 책은 '일어나는 것'에 대해 확실하게 치유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환자로 살아가며 함께 헤쳐 나가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차피 극복할 수 없는 것이라면 인정하고 함께 동거동락을 어떻게 잘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보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나를 깔고 앉아 있는 코끼리'와 함께 산다. 그렇기에 우울증을 겪고 힘들어하는 이의 실제 경험 이야기는 힘과 용기를 전해주기에 충분하다. 이 책에는 각 챕터별 'Check Point'가 제시되는데 꽤 유용하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중에는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만한 결정을 내려선 안 된다', '어떤 감정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껴야 한다', '우울증은 측정할 수 없다' 등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내용들에 대해 정리되고 이해하기 쉽게 표현되어 깨닫기에 부족함이 없게 해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큰 울림이 있었던 대목은 저자조차도 해결책은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 삶을 살아가는 그것 뿐임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겁고 거추장스러운 코끼리이지만 없애는 방법이 힘들기에 우리는 스스로를 위로하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슬픔, 분노 혹은 또 다른 감정이 터질 듯 가득 찼을 때 어떻게 할지는 개인마다 모두 다르다. 내 생각에 가장 중요한 것은, 감정을 치워버리거나 억누르는 대신 그 감정에 충분한 공간을 내어주는 것이다. 특히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신의 감정을 다른 사람들과 나눌 때 만들어지는 공간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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