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읽느라 하루를 다 썼습니다 - 책이 나를 살린 순간
공백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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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왜 책을 읽느냐 물어 답을 듣는다면 각양각색의 대답이 나올 것이다. 저마다의 책을 읽는 목적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책이라는 매개체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당신을 읽느라 하를 다 썼습니다]의 저자 공백은 나와 같은 목적이자 이유로 책을 읽는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그는 그 이유를 조금 어려운 단어를 이용해 이렇게 말했다. 

'마음의 낙차를 거스르려는 한 인간의 투쟁기' 

근사하게 책을 읽는 이유를 하나의 문장에 압축했다. 그렇다. 마음의 낙차를 거스르기 위해 오늘도 다른 것들이 아닌 책을 손에 쥐고 눈을 단단히 글자에 고정시켜 작가의 메시지에 마음을 꽂는 것이다. 

별반 다를 것 없는 우리네 인생 속 기쁘고 즐거운 일들 보다는 억울하고 속상하고 창피하고 짜증나는 순간들이 조밀하게 모여 하루를 만들고 한 달이 되고 어느새 인생이 되어가는 속에서 무너지지 않고 지탱하며 삶을 버티기 위해서는 무언가 지지대 역할을 해줄 것이 필요한데 그 지지대에 가장 어울리는 것이 바로 책이고 독서하는 행위라는 것을 저자 공백은 책 속 가득 이야기하고 있다. 

좋아하는 책 속 글귀를 수집하고 자신의 글에 수없이 인용하며 정작 자신의 글보다 더 많이 차지하는 남의 글을 발견할 때의 씁쓸한 감정에 대한 이야기가 책 속에 등장하는데 그러한 습관으로 공백의 글엔 단단함이 묻어난다. 좋은 습관이며 많은 작가들이 하는 행위이기도 하니 굳이 그것을 멀리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결국 부등호는 결과보다 과정을 향해 벌어진다. 결과보다 과정, 부족해도 괜찮어라는 뻔한 클리셰가 나의 앞에 당도해 석류처럼 터진다. 흩어진 붉은 알들을 조급하지 않게 줍고 싶다'고 말한 문장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삶을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힘은 모두 책이 전해준 것이었다.

정답을 알 수 없고 알려 주는 이 없는 인생이지만 책은 그런 우리의 마음에 중심을 바로 세우고 예의를 가지게 하며 인간됨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해준다. 그런 면에서 공백의 이야기를 읽으며 더 많은 사람들이 책이란 관심사에 꽂혀 힘든 인생을 조금 덜 힘들게 느끼면 좋겠단 생각이 든다.



[본 서평은 상상출판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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