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이 나를 더 좋은 곳으로 데려다주리라
임이랑 지음 / 수오서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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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에 대한 책이 많이 쏟아져 나왔을 때 한결같이 말하는 저자들의 식물의 유용성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며 '식물과 가까이 하는 사람들은 정서적으로 안정된 삶을 살겠지'란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나의 엄마 역시 식물과 대화를 할 정도로 식물을 애지중지 키우며 사셨던 분이었다. 그런 엄마처럼 작가들도 그런 모습이겠지.. [아무튼, 식물]의 저자 임이랑 작가의 에세이 [불안이 나를 더 좋은 곳으로 데려다주리라] 책을 마주하며 든 생각은 작가가 임이랑이라고? 였다.

책을 읽으며 임이랑 작가가 가진 불안에 대해 알게 되었고, 13살과 14살 불안을 통과해 나간 그녀의 모습에 가슴을 쓸어 내리기도 했다. 불안은 이처럼 우리에게 상상 그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불안을 불안으로만 치부하지 않고 불안을 통해 불안하지 않는 삶을 살도록 애쓰는 우리가 되자는 이야기는 공감으로 이어졌다.

'한쪽이 주어를 꺼내면 상대가 동사를 맞추고, 한쪽이 먹고 싶은 음식을 떠올리면 상대는 이미 그 음식을 알고 있는 관계, '우리'라는 단어가 마치 당신과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꼭 맞는 그런 관계조차 서로의 성장을 견디지 못하면 결국 산산이 조각나고 만다'

마요이가 뿌리의 성장을 이기지 못해 화분을 깨지게 하는 행위를 보면서 성장의 파괴성을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적용해본 임이랑 작가의 이야기를 읽으며 좋은 관계란 무엇인지에 대해 묵상해 본다.

불안이 나를 더 좋은 곳으로 데려가 줄 것이라 믿는 믿음만으로도 이미 불안을 넘어서고 있다는 것에 주목하게 된다. 어찌보면 우리 모두의 삶은 불안과 불확실성 속에서 누가 더 잘 견디고 버티냐의 게임이란 생각이 든다. 떨쳐 버릴 수 없는 존재에 연연하기 보다는 받아들이며 인정해주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 나름의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이 더 현명하지 않을까!

작가의 불안 이야기는 불안의 반대편 이야기에 더 몰입하게 해주었다. 그래서 어느새 불안이 나를 내가 가고자 하는 그 너머 어딘가로 데리고 가고 있음을 느껴보게 해주었다. '불안의 계절은 이번에도 나를 정신없이 흔들다가 작은 흔적을 남기고 사라질 것이다'란 말에서 작은 흔적보다는 사라질 것이다에 초점을 맞추며 좋은 순간이 올 것이라는 사실에 마음을 포개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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