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비슷한 얼굴을 하고서 - 한 시절 곁에 있어준 나의 사람들에게
김달님 지음 / 수오서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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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동안 가방 안에 넣어 두고 다니며 수시로 꺼내 읽었던 책은 김달님의 [우리는 비슷한 얼굴을 하고서]다. 고운 마음이 느껴지는 따뜻한 단어들이 일상이라는 배경 속에서 여러 사람들과 어우러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김달님 작가의 신작산문집은 작가의 곁에 있어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친구이기도 하고 가족이기도 하며 연인이기도 하고 지나가는 사람이기도 한 그들의 이야기는 어쩐지 닮은 구석이 있었다.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한참을 망설였다. '글쎄,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어야 좋을까?' 질문은 다시 또 다른 질문으로 꼬리를 이었고, 쉽게 답을 말하고 싶지 않게 했다. 작가는 '웃게 해준 사람'이라고 명쾌하게 말한다. 그러고 보니 '웃는다'는 말 안에 참 많은 함의가 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래, 웃게 해주는 사람, 웃게 해준 사람, 웃게 해줄 사람이면 되겠네. 그럼 그럼.

여러 이야기들은 평범한데 기억하고 싶게 만들고, 일상적인 감정인데 간직하고 싶게 한다. '시월의 글쓰기 수업'에 등장하는 전교생이 고작 50여 명인 시골의 중학교 에서 글쓰기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글을 읽으며, 목련꽃이 피는지를 확인하는 작가의 모습에서,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던 날 썸을 타던 그와 맞닿았던 팔뚝의 느낌까지 평범하지만 소중하게 다가오는 에피소드 덕분에 내 안에 잊고 있었던 기억들이 되살아 나는 듯 하다. 오랜만에 산문다운 산문을 읽었다는 느낌이 충만하다. 깊고 그윽한 문장 속에서 충분히 사유하는 시간이 되었다.

'그리움에는 빛이 있어. 어느 날엔 불쑥 울게 되더라도 눈물을 닦고 다시 웃을 수 있는 힘을 함께 준다는 것도'

'편지를 쓰는 동안 우리는 조금 더 다정한 사람이 되잖아. 읽는 사람이 기쁘길 바라면서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말을 쓰려고 노력하니까. 덕분에 이 편지들을 처음 읽던 나는 아마 그 전의 나보다 더 잘 살고 싶어졌을 거야'





<수오서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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