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별은 내가 꾸는 꿈 - 반 고흐 스토리투어 가이드북
조진의 지음 / 텍스트CUBE / 202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좋아하는 화가가 누구에요"라는 질문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빈센트 반 고흐에요!"라고 풀네임을 또박또박 발음하며 의기양양하게 말해왔던 나에겐 나름 고흐와의 잊지 못할 추억이 있다. 23살의 나는 첫 해외로의 출국을 경험하게 된다. 그것도 무려 유럽 4개국을 연수라는 타이틀 아래 국비 지원을 받으며 떠났다. 그 4개국 중 한 나라였던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서 필연처럼 마주한 반 고흐 미술관, 거기서 나는 내가 가진 돈의 많은 지분을 쏟아 부으며 반 고흐와 관련된 것들을 구매했다. 미술관에서 나가기 싫을 만큼 고흐의 미술세계에 매료되었고 빠져들게 된 것이다. 실제 그의 작품을 만나기 전까진 그는 그저 유명한 화가들 중 한 명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그의 그림을 실제 눈 앞에서 보게 된 그 때, 나는 그와의 1일을 선언했고 그의 작품과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어린 나이였다. 예술에 조예도 없었고 관련 지식도 없었던 내가 반 고흐의 그림에 매료된 이유는 한 마디로 정리하기 어려웠다. 그런 나와 비슷한 모양새를 가진 또 한 사람이 있었으니, 이 책 [빈센트, 별은 내가 꾸는 꿈]의 저자 조진의 씨다. 마케터인 그가 반 고흐에 빠져 반 고흐의 족적을 따라 여행을 떠나며 그 길에서 만난 고흐를 기록했기에, 그는 어찌보면 나보다 더 고흐의 찐팬이라고 할 수 있겠다.


미술관에서 반 고흐의 그림이 가득 담긴 다이어리를 사온 나는 다이어리가 아까워 쓰지도 못한채 해를 넘겼고, 지금까지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간직하고 있을 정도로 아끼는 보물이 되었다. 도록은 어떤가? 종이의 끝이 노랗게 바랜 반 고흐의 도록은 참 비쌌던 기억이 난다. 그 도록 역시 아직도 책꽂이에 잘 보관되어 있다. 유럽 여행을 하다 보면 굵직한 유수의 갤러리에서 고흐의 여러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어디서 만나던지간에 고흐의 작품은 감동이었고 뭉클함을 안겨 주었다.


책에서는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벨기에, 프랑스에서 만날 수 있는 반 고흐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어마어마한 몸값을 자랑하는 반 고흐의 그림 값어치와는 상반되게 작고 초라한 오베르의 무덤 앞에서 저자가 결심한 것처럼 반 고흐라는 사람의 인생과 마주하고 그의 예술 세계에 빠져든 이야기는 흥미진진함 그 자체였고 그 여정에 마치 실제로 동행하듯 몰입하며 따라 다닌듯 하다.


너무나 열정적이었고, 지독하게 가난했으며, 치열하게 아팠던 반 고흐의 인생은 그를 좋아하는 이들에겐 미안하고 안쓰럽고 속상한 포인트들이 많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응집되어 고흐의 작품으로 표출되었다고 생각하면 아쉽게 여기지만은 않게 될 것이다.


반 고흐 스토리투어 가이드북인 이 책은 반 고흐가 일생을 보낸 모든 장소를 답사해 기록한 책이다. 나 역시 책에서 등장하는 여정대로 반 고흐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꿈꿔 본다. 코로나가 종식되고 다시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해진 시점에서 고흐의 작품을 찾아 떠나는 멋진 여행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나는 어느새 꿈을 꾸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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