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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 - 인문적 건축이야기
서현 지음 / 효형출판 / 2014년 3월
평점 :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분야가 불황이라는 앞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건너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호황을 누리고 있는 분야가 건축 인테리어 분야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강제로 집에 머물면서 리모델링, 재건축의 바람이 불었고, 거기에 부동산 값의 가파른 인상에 따른 이동이 한 몫을 거들었다. 나 역시 아파트 올 리모델링이라는 거사를 치르면서 이 분야에 대해 공부하고 알아갔던 시간들이었다. 부모님께서는 거주하던 주택들을 2번이나 리모델링한 경험이 있으시다. 그때만 하더라도 어렸거나 관심이 없어 크게 관여하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랬을까? 후회가 될만큼 제대로 된 리모델링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하게 된다.
도심이나 자연 속 멋진 건축물을 보러 다니는 것을 좋아했다. 여행지에서도 자연 경관보다 건축물이 주는 감동이 더 크게 다가올 정도로 건축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특이하거나 철학적 사유가 담긴 건축물을 보러 발품을 팔며 그것이 주는 깊이감에 몰입하는 것이 취미이기도 했다. 그런 취향을 가졌기에 건축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겠다. 관련 도서를 찾아 읽고 그 안에서 내가 몰랐던 이야기를 알게 되고 지식을 얻으며 나름 일반인이 사유할 수 있는 건축에 대한 애정도를 높여가던 중 이 책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를 읽게 되었다.
책 제목은 내가 실제로 건축을 대하는 그 자세를 그대로 나타내고 있어 살짝 놀랐다. 사실 건축에 대한 지식이 없기에 음악처럼 미술처럼 대하고 접했던 내게 그것이 틀리지 않음을 알려주는듯 했다. 이 책은 놀랍게도 30년이나 된 책이었다. 그동안 꾸준히 사랑을 받아온 스테디셀러로 책 속 사진들은 그야말로 추억여행을 떠나게 해주었다. 1970년대 잠실 시영아파트 사진, 오래전 코엑스 사진, 나름 청춘의 추억이 담겼던 건물들의 사진이 전해주는 잔상은 컸다. 건축은 건축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것을 책은 자세한 이야기와 사젠으로 증명하고 있었다. 건축에 대한 이야기만 주구장창 늘어놓았다면 몇 페이지 넘기다 책장을 덮었겠지만 이 책은 여러 사진과 다양한 이야기를 곁들여 건축이 주는 사유와 확장성이란 매력에 푹 빠지게 해주었다.
'건축의 가치는 멋있다고 표현될 수 있는 것 너머에 있다. 건축은 우리의 가치관을, 우리의 사고 구조를 우리가 사는 방법을 통하여 보여주는 인간 정신의 표현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