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서로에게 구원이었을 때
박주경 지음 / 김영사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살려는 자와 살리려는 자, 양쪽을 하나로 잇는 절대 이념'이 다양한 스토리 속에서 제시되고 있는 책 [우리가 서로에게 구원이었을 때]는 무수히 많은 재난재해와 사건 사고 현장에서 객관성을 유지하며 알려주는 일을 하는 박주경 저널리스트의 책이다. 책을 읽다 보면 '이런 사건과 사고가 일어났었나?', '이 사건이 이런 배경이 있었구나', '그 사건은 그렇게 끝을 맺었구나'라는 새롭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연속적으로 제시되며 산다는 것과 죽는다는 것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지 그 한 끗 차이를 제대로 느껴볼 수 있다.

가장 절망적이고 무서운 상황에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투명성 앞에서 좌절하고 무너지는 인간에게 살고자 하는 의지와 희망은 무조건적으로 필요하다. 코로나19라는 초유의 팬데믹을 겪으며 인류는 함께 고통을 겪었고 지금도 진행중이다. 살려고 하는 자, 살고 싶지 않은 자, 아픈 자들이 뒤섞여 우리 사회는 어지러운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살기 위해 방역을 하고 거리두기를 하지만 그로 인해 살고 싶지 않은 자들이 속출하고 삶은 더욱 어려운 문제로 다가오게 되는 현실이 야속하기만 하다.

이런 시대를 살아가며 가장 힘든 것은 뉴스를 보는 일이다. 뉴스 속 입이 다물어지지 않은 흉악범죄는 누가 누가 더 흉악한가를 내기라고 하듯 잔인성과 폭력, 무자비성이 보태지고 더해져 지옥과도 같은 모습을 연상시키며 뉴스라는 머리를 달고 우리에게 보여진다. 너무나 잔혹스러워 끝까지 앵커의 멘트를, 기자의 말을 들을 수 없을 때가 많았다.

그럴 때마다 견디고 이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우리 사회의 소시민이 행한 선행과 봉사와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위기의 순간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주고 손을 기꺼이 내어준 그 온정에 비로소 인간이 인간다워짐에 안도할 수 있었다. 무서운 순간은 어느새 안도의 순간으로 바뀌고 절망은 희망으로 대체되며 가치를 일깨워준다. 위대한 영웅은 그렇게 나와 당신의 사이에서 탄생했고 너무나 평범한 모습이었지만 누구도 가질 수 없는 숭고함으로 우리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책 속 여러 우리 삶을 지탱해주었던 영웅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 역시 절망 속 희망을 건져낼 수 있었다. 연일 신기록을 기록하고 있는 코로나 확진자수의 절망 속에서도 누군가에게 구원과도 같은 존재로 이어질 수 있기를, 그래서 우리 모두가 인간다운 가치를 전하고 누리고 나눌 수 있기를 이 책은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며 깨닫게 한다.

'삼육서울병원에서 일하던 스물아홉 살 이수련 간호사는 아흔넷의 코로나 확진자 박모 할머니와 사이좋게 마주 앉아 화투를 치고 있었다. 그녀 역시 방호복과 고글로 꽁꽁 무장한 채로. 무더위 속에 본인도 지치고 힘들었을 텐데 오랜 투병에 시달려온 치매 노인 환자를 위해 기꺼이 화투패를 집어든 것이다. 그 한 장의 사진이, 폭염과 역병에 지쳐 있던 국민들의 마음을 달랜 것은 당연지사였고 그 감동의 근저에는 휴머니즘이 깔려 있다. 휴머니즘은 이렇듯 당사자뿐 아니라 지켜보는 목격자들에게도 작은 ‘구원’의 손길이 된다' (책중에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