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거 봤어?

어제 그거 봤어? - TV 속 여자들 다시 보기
이자연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8월

"어제 그거 봤어?" 자주 우리의 일상 속에서 질문하고 질문받는 말이다. 대중문화 탐구인이란 재밌는 직업을 가진 이자연의 <어제 그거 봤어?>는 수많은 콘텐츠 속 폄훼되고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들에 기꺼이 딴지를 거는 책이다. 몇 년 전부터 그녀란 말은 어색하고 말이 안되므로 그라고 표현하자는 의견들이 나왔다. 오랜시간 그는 남자, 그녀는 여자로 배우고 써왔던 터라 생각만큼 하루아침에 그 표현을 바꾸기가 쉽지 않았는데 왜 바꿔야 하는지 알게 된다면 그 불편함과 어색함도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하게 된다. 

이 책에는 그와 그녀처럼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것과 알고는 있지만 익숙하고 편한게 좋아 간과하고 넘어가거나 그도 아니면 논쟁하기 싫어 묵인하고 있는 이야기들이 한가득이다. 다양한 TV 콘텐츠들의 실제 사례를 언급하며 무엇이 잘못인지, 그 잘못된 것들을 어떻게 고쳐야 할 지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드라마 속 여자 주인공의 방에는 책상이 없다거나 예능 프로그램의 남성 중심의 편향된 상담이라던가 전무후무한 여성을 만들어 왜곡된 관념을 심어주는 등 방송이 답습해온 후진 일들을 고발하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생각하도록 종용한다. 

이야기 꼭지가 끝날 때마다 '다음의 물음표'에서는 이야기에 이어 더 나아가 생각해보게 해주는 질문을 2~3개 던져 준다. 드라마, 예능, 영화, 다큐, 만화 등 다양한 장르 속 문제들은 생각보다 꽤 많고 깊고 고질적인 답습이 이어지는 관행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한 관행들은 답답함을 느끼게 해주는 부분도 많았고, 미처 생각치 못했던 부분에 대한 지적은 그저 놀랍기만 했다.

많이 좋아지지 않았냐고 반문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숙제가 많다는 것엔 동의해야 할 것이다. 아프게도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