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가난해서
윤준가 지음 / 미래의창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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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과 부유함 만큼 모호한 개념도 없다. 경제논리에 맞춰 소득 규모로 정해진다면 간단해보일것 같지만 실상 개개인의 삶 속 마음판으로 들어가 보면 겉으론 부자인 듯한 그 사람의 마음은 한없이 가난하고, 보기엔 가진 게 없어 가난하기 그지없는 사람도 세상을 다 가진 듯한 만족함에 부요를 누리고 있으니 말이다.

코로나로 인해 정부지원금을 받으면서도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을 주어 지급한다고 한다. 분명 나는 부자가 아닌데 정부지원금을 못 받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엄청나게 부자인데도 정부지원금을 받는 사람도 있으니 세상 속 공평하다는 기준은 무엇인지 허탈하기까지 하다. 그만큼 가진 것에 대한 이야기, 가난에 대한 기준은 막연한 느낌이 들 수밖에! 여기 이 책 [대체로 가난해서]는 내가 모호하게 느끼는 그 가난에 대한 이야기를 삶 속 구비구비 소소하게 전해주고 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 역시 내가 가난하다는 느낌을 받았던 적이 꽤 된다. 주로 남과의 비교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나보다 더 많이 가진 사람과 비교하니 상대적으로 그보다 가지지 못한 나는 가난하다는 말로밖에 표현이 안되었다. 이런 내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 놓으면 언제나 욕을 먹곤 했다. 객관적인 기준으로 본다면 나 역시 가난한 게 아닌 거였던 것이다.

누군가에겐 감추고 싶고 말하고 싶지 않은 가난을 드러내는 작업은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작가의 가난한 삶을 들여다 보며 공감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작가님의 가난은 가난도 아니다'라며 단정짓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가난의 정도가 아니라 가난을 받아들이는 마음 자세다. 작가는 그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가난이라는 어려움을 마주하는 자세, 마음의 방향, 대하는 모습에서 내 삶의 모양은 달라지게 되고 결이 나눠지며 중심이 잡히게 된다. 작가가 고백한 것처럼 가난은 개인의 연약함일 수 있다. 그 연약함 앞에 무릎 꿇고 슬퍼하기 보단 오늘을 잘 살아보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삶이어야 하며 그렇다면 조금 가난하다고 마음이 헐거워지지 않을 것이고, 조금 부족하다고 좌절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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