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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음 - 타인의 역사, 나의 산문
박민정 지음 / 작가정신 / 2021년 8월
평점 :
박민정이라는 작가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던 산문집 [잊지 않음]은 오랜 세월의 텀에서 그녀가 쓴 글들을 모아 책으로 만든 것이다. 그녀가 작가의 글에서 밝혔듯 글 속에는 감정적인 모습들이 담겨 있어 작가 개인에 대한 내면적인 사유를 엿볼 수 있었다. 소설가로서 살면서 다른 작가의 글과 문학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작가에게 영향을 준 또 다른 작품을 소개할 때마다 그 작품을 검색해보며 그 작품의 작가를 찾아보며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를 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사적인 정념이 처리되지 않으면 어떤 글도 쓸 수 없다'란 그녀의 고백이 꽤 가슴에 오래 남았다. 나 역시 비슷한 경험을 가졌기에 그랬겠지. 오랜만에 참 단단하고 묵직하면서도 농도 짙은 글을 읽은 느낌이다. 그동안 가벼운 산문에 많이 노출되어서 그런 것 같다. 읽는 내내 깊어서 좋았고 그 깊음에 함께 빠져들 수 있어서, 문학을 문학 자체로 사유할 수 있어서 의미있었던 독서였다.
'나는 이제 문학이 아프지 않다. 이제는 문학이 나를 억압한다는 것을 조금은 인정하기 때문이다'(p186)

<가제본을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