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나로 살 뿐 1 - 원제 스님의 정면승부 세계 일주 다만 나로 살 뿐 1
원제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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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방 수좌 원제 스님은 2012년 9월, 산문 밖을 나갔습니다. 안거에 잘 맞고 밖에 나가는 것보다 절에서 수행하며 조용히 지내는 걸 좋아하던 그가 돌연 2년이라는 긴 시간을 5대륙 45개국을 다니며 세계 일주를 완수했다는 건 꽤 놀라운 일이었어요. 그를 잘 모르는 사람들보다 잘 아는 사람들에게 말이죠. 사실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스님의 세계 일주 스토리는 낯설고 특별합니다. 그가 45개국을 여행하며 수행을 하고 불교를 전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한 이야기는 꽤 흥미롭습니다. 특히 그의 복장이 정말 특이했어요. 이국적인 풍경 속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랄까요. 왠지 스님이라면 스님의 의복은 도시 속 풍경이 아닌 깊은 산 속이 배경이어야 어우러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각 나라의 화려한 랜드마크 앞에서 찍은 사진들은 낯설어 보였습니다.


스님이 쓴 여행기엔 흥미진진한 이야기도 담겨 있지만 그보다 멋진 사진들에 눈길이 닿았어요. 솔직하고 담백한 그의 여행기를 읽다 보면 어느새 저 역시 그곳으로 떠났던 몇 해 전 저를 떠올려 보곤 했습니다. 여행이 금지되었던 올 한 해 우리 모두는 영상과 사진, 글로 여행을 추억하고 복기했더랬죠. 그땐 그 순간이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기에 더 즐기지 못하고 더 누리지 못함에 후회도 살짝 밀려왔습니다.

비록 스님처럼 많은 나라를 오랜 시간 여행해본 경험은 없었지만, 그의 글과 사진에 마주했던 독서의 시간들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습니다. 번지점프를 경험한 네팔의 히말라야, 발이 아파 피를 흘렸던 이태리 로마의 그 거리를 함께 하며 조금 특별했던 수행에 동행했던 시간 덕에 여행이 고팠던 마음이 조금은 채워졌던 시간이 되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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