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말해야지 - 5인 5색 연작 에세이 <책장위고양이> 2집 책장 위 고양이 2
김겨울 외 지음, 북크루 기획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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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시절 남친에게 자주 했던 말이 책 제목이라 피식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났다. '사랑한다면서 왜 말을 못하냐'고 구박아닌 구박을 했던 젊은 나는 감정 표현에 달인처럼 언제나 사랑한다, 좋아한다, 마음에 든다, 멋지다는 말을 달고 살았다. 그런 나와는 달리 남친은 아무리 좋고 아무리 사랑해도 입밖으로 꺼내길 조심스러워 하는 성향이었다. 추억여행은 여기까지 하고 책 이야기로 넘어가자. 이 책은 저자가 5명이다. 김겨울, 박종현, 이묵돌, 제리, 핫펠트 5명은 직업도 다르고, 성별도 다르며, 심지어 처음엔 잘 모르는 사이였다고 한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이랬다. 매일 아침 6시 독자들에게 이메일로 에세이를 배달해주는 구독 서비스인 [책장 위 고양이] 시즌2의 필자들이 되어 쓴 글들이 45편이 되었고 그 글들을 엮어 에세이 연작을 만든 게 바로 이 책 [사랑한다면 사랑한다고 말해야지]다. 유튜버 김겨울을 제외하고는 잘 알지 못하는 이들이었는데 글을 통해 그들을 알게 되었고 그들의 생각과 삶까지 공유할 수 있었다. 같은 소재가 주어지면 5명의 작가는 그 소재와 자신의 삶의 연결고리를 찾아 글로 옮기는 작업을 했고 그 결과물은 책 속 이야기로 확인할 수 있었다. 고양이, 삼각김밥, 후시딘, 지하철 등 어찌보면 사소하고 별볼일없는 소재들로 보이지만 이야기 속에서는 또 다른 존재가 되어 시너지가 연출되었다.

하는 일이 다르고 관심 분야가 다르기에 책 속 이야기는 다채롭다. 서로 다른 색깔로 디자인되었지만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신의 글과 삶을 사랑한다는, 그래서 독자에게 스물스물 전달됨을 느끼게 된다. 김민섭 작가가 이 책의 첫인상을 쓴 프롤로그에서 '다정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던 다섯 작가들의 마음'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그 부분이 참 다정해서 다정하게 다가와 다정이라는 여운을 남겨 주었다.

누군가는 2020년을 지우고 싶다고 한다. '이것은 악몽일거야'란 말을 되풀이할 정도로 많은 일들이 있었던 한 해지만 그 와중에도 다정이란 단어와 그 단어가 안겨주는 감정에 매료되어 책에서 빠져 나오기 싫었다. 마치 종합선물세트 속 다른 맛을 주는 과자를 먹는 듯하다고 할까. 사랑을 고백하는 그러한 설렘이 그리운 찬바람 부는 저녁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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