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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무리, 왜 무리지어 사는가
마크 모펫 지음, 김성훈 옮김 / 김영사 / 2020년 8월
평점 :
찐 탐험가인 마크 모펫은 매니아란 이런 것이란 정석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그의 별명이 '무모한 생태계 탐험가'란 것만 봐도 그가 어떤 스타일로 자신의 전문 분야를 개척하고 탐험하며 내 것으로 만들었는지 알 수 있다.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겨 가며 생태학 연구를 했던 그는 사회 부적응자, 고교 중퇴자였던 과거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는 최고가 되어 결국 원하고 바라는 것을 하나 둘 이뤄가는 모습을 보여쥰 이였기도 하다. 그의 책 [인간무리]는 그래서 더욱 관심이 가졌다. 포브스에서 2020년 꼭 읽어야 할 책으로 선정된 이 책은 인류의 무리짓기 본성이 결국 역사를 만들었고 거대한 사회를 통해 생물학적 본성을 거꾸로 되짚어보고 있다.
인간뿐 아니라 개미, 벌, 코끼리, 늑대, 유인원의 사례를 비교해보며 왜 무리를 지어야만 하는지, 사회의 개념에 대해 인간 사회와 동물 사회의 관찰되는 현상을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름다운 정글 속 모습이 그려진 표지의 화려함과는 상반되게 묵직하고 전문적인 내용이 737페이지의 두꺼운 분량 안에 녹아져 있다.
마크 모펫이 한국어판을 위해 쓴 서문이 꽤 맘에 들었다. 지금 전세계적으로 대유행인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마지막엔 '사회가 우리 인간에게 상징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욱 잘 이해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맺음으로 왜 우리가 사회에 집중하고 이해해야 하는지 설명해준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인간 사회는 곤충 사회와 공통점이 많다는 것이 이 책의 주제라 밝히는 저자는 그 둘의 관계 속 무리지음, 사회란 것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와 가장 닮은 동물인 개미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흥미로웠다. 1만 4천종이 넘는 개미들의 다양한 삶의 방식, 개체 수가 많다는 공통점에서 찾을 수 있는 교훈과 조직적 복잡성 등은 알면 알수록 신기할 정도로 대단했다. 곤충들은 사회 구축의 대가들이었다.
마크 모펫은 책의 말미에서 우리 사회의 미래 최상의 시나리오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사회가 다양성 지지와는 거리를 두고 국가적 정체성을 보다 지배집단에 가깝게 집중시키는 것'이라고. 거대한 사회를 일궈낸 생물학적 본성을 보며 앞으로 우리의 나아갈 미래를 엿볼 수 있다.
인간무리에 대한 이야기지만 인류서사시를 읽은 듯한 방대한 지적 탐험을 할 수 있었던 이번 독서는 사회의 존재에 대해 심오하게 통찰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태어난 순간부터 이미 존재해있던 인류 사회이기에 여타 의구심이나 그 역사적 함의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게 사실이다. 자연사적 관점에서 풀어낸 우리가 사회라고 통창하는 것의 생성과 번영, 붕괴는 대단했고 진지했다.
<김영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