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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괜찮게 살고 있습니다 - 하루하루가 쾌적한 생활의 기술
무레 요코 지음, 고향옥 옮김 / 온다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카모메 식당>의 무레 요코가 어느덧 60대가 되었다. 중년을 지나 노년기에 들어선 작가는 그녀가 살면서 가장 편안하고 쉬우면서 안락한 자신만의 룰과 루틴을 만들어 책 속 가득 정리를 했다. 하루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주거, 식사, 옷, 일, 경제, 취미 등 거의 그녀 삶의 모든 영역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비혼주의인 그녀의 삶은 단촐하다. 복잡하지 않고 가장 나를 나답게 해주는 것들을 골라 나만의 것으로 무장하고 살아간다. 거추장스럽고 번거로운 것은 아무리 좋아도 내것이 아니라고 단언하는 그녀는 자신에게 꼭 맞는 삶의 모습을 잘 만들어가고 있었다. 쉬운 듯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좋은 습관 쌓기같은 삶을 들여다 보자니 내 삶의 모습이 반성이 되었다. 지병에 좋지 않은 습관을 끝까지 고수한다거나 해야하지만 하기 싫어하는 모습들 말이다.
지금 같이 사는 고양이보다 오래 사는 것이 희망사항인 무레 요코는 책을 읽다보니 자족하는 삶에 꽤 익숙했다. 무리하지 않고 더 애쓰지 않으면서 그 결과를 당연하게 여기며 만족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어떻게든 내 능력치나 한계치를 초과해 목표를 달성하고자 아둥바둥 살아가는 현대인들과 대척점에 있는 그녀의 삶이 낯설면서도 좋아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내가 할 수 없는 것들을 해내느라 초과된 에너지를 더 만들어야 하는 것과는 달리 무레 요코는 조금 남을 정도로 그래서 여유가 생길 정도의 일을 했고 그 결과가 조금은 부족해 보일지라도 만족하며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의 책 제목처럼 '꽤 괜찮게 살고 있습니다'란 날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그렇듯 하나 둘 포기하는 게 많아지는 대신 소소한 것의 만족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가지고 있는 것의 갯수를 줄이면서도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는 것, 그것이 연륜이 주는 축복이 아닐까! 다시한번 내가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미련을 과감하게 정리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