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다서 - 한국 차 문화사 자료 집성
정민.유동훈 지음 / 김영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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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문화를 생각하면 중국과 일본이 떠오른다. 각각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며 고전부터 현대까지 전해져 내려오는 것을 보면 고풍스러운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나라도 차문화가 있었을까? 차와 관련된 저술들이 있었을까? 중국과 일본의 차문화를 보며 의문점이 들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그 의문점을 해소할 수 있는 책을 만났다.

[한국의 다서]는 이제껏 흩어져 있었던 한국 차 문화사의 주요 저술과 논설을 한자리에 모아 꼼꼼한 주석과 풀이 및 해설을 더해준 우리나라 차문화의 역사서다. 이 책은 정민 교수와 유동훈 박사의 공동 집필로 만들어졌으며 두꺼운 볼륨 속 가득 찬 우리의 차 문화사를 느껴볼 수 있었다. '한국 차의 정체성은 떡차에 있다'고 단언하며 한국 떡차의 우수성을 언급한 머리말을 지나, 차와 관련된 저술들의 내용을 해석하고 해설을 곁들어 우리 선조들이 즐겼던 차문화와 차의 역사를 알아볼 수 있게 해주니 반가웠다.

30여 개의 수록된 글들은 쟝르도 다양했다. 시, 편지, 논설 등 형식은 달랐지만 차라는 공통적인 주제로 당시 차를 즐기고 누렸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첫 작품이었던 이목의 [다부]는 우리나라 최초의 차에 대한 이론적 전모를 드러낸 다서로, 230구에 달하는 장시를 지어 차의 덕목과 공효를 여러 고사를 활용해 설명해주고 있었다.

익숙한 인물인 조희룡이 허련에게 초의차를 선물받고 감사의 뜻을 담아 친필로 써준 시첩에 실린 작품을 읽으며 예나 지금이나 품질좋은 차가 주는 감동은 변하지 않는 것임을 깨닫는다. 마지막 30번째 작품은 독립운동가 문일평의 [차고사]는 삼국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의 차 문화사를 정리해 조선일보에 연재한 것을 모아 호암문일평전집에 수록한 것이었다.

삼국 시대 말엽에 중국 땅에서 전래된 차는 신라 시대 사람들이 상당히 애호했다고 전해지다. 그러나 조선시대는 특권 계급에게만 기호품으로 아낌을 받으면서 점점 대중과는 멀어지게 된 이유가 되기도 했다. 차문화가 다시금 조명받기 시작하면서 한국의 다서가 가지는 의미도 남다르게 다가온다.

30여 개 관련 문헌을 풀어 해설과 함께 제시한 한국 차 문화사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이론적인 내용 위주이며 고문학과 해설이 함께 하고 있어 역사책을 보는 듯 하다. 수록된 30편의 문헌 속에 등장한 차와 관련된 삽화나 사진 자료가 함께 소개되었다면 더 이해하기 쉬웠을 것이란 생각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 책은 읽는 내내 차향 그윽한 문향에 취하게 해주었다. 우리의 차를 연구하고 공부하며 차문화를 이끌어가는 이들에겐 참고서와 같은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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