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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라는 발명 - 1572년에서 1704년 사이에 태어나 오늘의 세계를 만든 과학에 관하여
데이비드 우튼 지음, 정태훈 옮김, 홍성욱 감수 / 김영사 / 2020년 5월
평점 :
역사학자가 과학의 발명에 대한 책을 썼다. 데이비드 우튼은 영국 출신으로 저명한 역사학자다. 역사적 관점에서 과학혁명을 짚어보고 역사와 함께 과학이 어떻게 혁명으로서 우리 인류에게 기여했는지 아주 깊이있게 다뤄주고 있는 이 책 [과학이라는 발명]은 2015년, 2016년에 전세계가 주목했던 책이다. 김영사 덕분에 우리는 이 책을 지금 만나볼 수 있었다.
이미 인류는 과학 속에서 태어나고 죽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가 태어나기도 전에 지구는 과학적 기반으로 잘 다져져 있어 우리가 느끼지 못할지라도 모든 것이 과학의 힘에 의해, 과학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또 호기심을 발동한다면 이러한 과학혁명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으며 과학이 존재하기 전엔 인류의 삶은 어떤 모습이었고, 과학이라는 발명이 인류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켜 왔는지 역사학자의 세심하고 깊이있는 지식을 책에서는 말해주고 있다.
지금까지 정설은 점진적인 과학의 발전이 이뤄졌다는 것인데 이 책에서는 어느 한 시기를 콕 집어 1572년에서 1704년 사이 근대 과학이 발명되어 기존의 세계관과 우주관을 뒤엎었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1572년 이전엔 우리가 생각하는 과학이 없었다는 것! 그리고 1704년부터 현재까지가 과학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점진적으로 발전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근대 과학이라는 한 특정한 시기가 인류의 삶을 지배하고 형성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접근해볼 때 꽤나 특별하게 다가온다.
과학자가 과학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책은 쉽게 읽어볼 수 있었는데 역사학자가 과학에 대해 이야기하니 깊이가 장난이 아니다. 마치 배경지식의 바다를 항해하다가 난파선을 발견하는 느낌이랄까? 과학혁명이라지만 역사 이야기가 더 많이 언급되는 것은 이 둘을 따로 떼어 설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리라. 책의 뒷 부분의 주석 부분만 얇은 책 한 권 분량이나 되는 이 책은 벽돌책의 정수다. 쉽게 읽혀지지 않을 만큼 어렵지만 또 읽고 나면 세상을 다 가진 것만큼 현학적인 자세가 될 수 있다.
과학은 독자적으로 발전할 수 없었다. 가장 기초가 되는 부분은 철학이었고, 예술과 산업 기술 위에 인문학이 쌓여 발전했다. 이 책의 서론에서는 과학혁명에 대한 개념을 정리해주고 있다. 서론에 이어 1부,2부,3부를 거쳐 결론까지 과학이 지닌 독보적 진보의 힘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과학혁명의 시기에는 우리가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아니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과학적 사고의 근간을 이루었던 많은 용어들이 만들어졌다. 저자는 언어적 변화의 중요성을 꽤 심도깊게 조명하는데 그것은 현상을 규명하고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결정적 지표인지 깨닫게 해준다.
태어나기 전에 이미 형성되었던 과학적 근간에 대해 되돌아볼 수 있었던 책 [과학이라는 발명]은 과학사가 언어적 변화여야만 했던 이유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