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 12 - 되찾은 시절, 완결 ㅣ 펭귄클래식 160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이형식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9년 12월
평점 :
품절
대학생이 되어 제일 먼저 읽고 싶었던 책 중 하나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였다. 4,000장이 넘는 어마어마한 양인데다 책을 소개하는 내용이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대학생이라면 이 책 한 권은 옆구리에 끼고 다니며 어느 곳에서나 툭 펼쳐 읽는 현학적인 자세를 보여야만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호기롭게 책을 사서 페이지를 넘겨 보지만 쉽게 이해되지 않는 만연체, 한 문장이 무려 10줄 이상인 것이 다반사인 이 책은 늘 읽자 마자 잠속으로 빠지게 하는 마력을 선사했다. 그렇게 책꽂이에 다시 꽂히고 뽑히길 여러 번 하던 사이 책은 사라졌고 다시 몇 년 후 도서관에서 빌려보다 연체되어 반납하길 여러 차례 반복하는 수난을 겪어야만 했다. 결국 제대로 읽지 못한 채 나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잊어버렸다.
수십 년이 흘렀지만 이 책은 여전히 유명한 명성을 더해갔고, 서울대 필독서가 되었고, 다양한 찬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토록 찬사를 받았던 이 책의 완역이 근래에 이뤄졌다는 것이다. 펭귄클래식에서 12권까지 나온 이 책은 정말 오랜 세월 독자를 기다리게 했고 또 잊혀지기도 했다. 이 책의 역사는 저자 개인의 역사라기 보다는 세계사의 한 부분같이 느껴진다. 1909년부터 프루스트는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를 본격적으로 집필하기 시작했고, 그 기간은 1928년까지 이어진다.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는 20세기 전반의 소설 중 질적인 면과 양적인 면에 있어서 최고의 것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 는 '시간에 대한 성찰과 인생,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를 통해 화자가 작가의 길을 가기로 결심하고 문학이 결국은 삶을 가능하게 한다는 결론에 이르고 있다'는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사실 책을 읽고 줄거리를 정리하기도 쉽지 않은 책 중 하나이기도 하다.
랭 드 보통은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는 삶을 낭비하지 않고 삶을 감사히 살아낼 수 있는 법을 가르쳐주는, 실천적이고도 보편적인 함의를 가진 책이다'고 평했다. 사실 보통이 말하는 이 책의 진의를 나 자신은 느껴보지 못했기에 100% 동의할 수 없는 말이지만 언젠가는 비스무리한 느낌을 가질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해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