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해석 - 당신이 모르는 사람을 만났을 때
말콤 글래드웰 지음, 유강은 옮김, 김경일 감수 / 김영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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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경영사상가 말콤 글래드웰이 신작을 가지고 등장했습니다. [아웃라이어], [티핑포인트]를 꽤 흥미롭게 읽었던 터라 그에 대한 명쾌한 문체와 단호한 메시지가 기억에 남는데요. 6년 만에 새로운 이야기로 나타난 그가 주목한 것은 바로 '타인'입니다.

타인을 이해하는 법을 그답게 강력한 어조로 조언하고 있는 [타인의 해석]은 읽을수록 등골이 오싹해지는 경험을 하게 합니다. 타인을 해석하기 위해 실제 사건을 예로 들어 그 안에서 우리가 범하는 오류와 비극적 결말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에요.

책에 등장하는 사건들은 일관성 없이 여러 종류의 이야기지만 하나의 결말로 귀결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소통과 이해'라는 것이죠. 비극적인 여러 사례들의 결말에서의 공통점은 모두 '우리가 모르는 사람을 잘 알고 있다는 착각'과 '타인은 정직할 것이라고 가정', '타인의 태도와 내면이 일치한다는 착각'입니다.

거기에 행동과 결합하는 맥락의 중요성을 무시한다는 치명적인 오류까지 포함되다 보니 타인의 진실에 다가가기는 생각보다 어려워 보입니다. 책의 서두에서 말콤 글래드웰은 샌드라 블랜드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샌드라 블랜드라는 흑인여성의 사건이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를 마련했는데요. 책을 읽으며 사건의 어이없음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습니다. 타인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한 결과는 사소한 에피소드를 죽음에 이르게 했지요.

문제는 우리의 삶 속 무수히 많은 타인과의 접촉이라는 점입니다. 말콤 글래드웰은 이 책을 통해 타인의 언어를 통역하는 데 왜 그토록 서투른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진실을 기본값으로 놓으면 일반적으로 대다수의 사람들은 가장 그럴듯한 해석을 합니다. 이것은 부주의한 것이 아닌 대부분의 인간이 그렇게 설계되었다고 그는 진단하고 있는데요. 진실을 기본값으로 놓는다면 더 이상 믿지 못할 때까지 믿게 되는 것이 바로 우리의 실상입니다.

특히 성적 학대를 받고서도 내가 받았는지 조차 알지 못하는 사건들의 사례는 '성적 학대가 복잡하며 여러 겹의 수치심과 부정과 혼란스러운 기억에 싸여 있어' 더욱이 그런 현상을 보인다고 지적합니다.

미국에서 풋볼팀의 코치가 성적 학대를 한 사건이 판결을 받기까지 16년이 걸렸다는 점은 놀라웠습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사건들은 미국에서도 악명높은 명성을 가진 사건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그 사건의 전후 사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타인을 해석하는 데 실수하지 않도록 다짐하게 만들어 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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