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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미의 시방상담소 - 뭣 같은 세상, 대신 욕해드립니다
김수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2월
평점 :

국민 여배우이자 국민 할머니라고 불려도 될 만한 그녀 김수미가 요리책으로 사랑을 많이 받았던 것이 기억이 난다. 맛깔스러운 손맛으로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은 그녀의 요리 예능 프로그램 [수미네 반찬]을 즐겨봤던 터라 그녀의 요리책을 믿고 구매하는 독자가 많았다. 요리만 잘하는 그녀가 아니다. 고민 상담과 함께 밥 한끼 하는 프로그램 [밥은 먹고 다니냐?]에서는 진솔한 이야기를 욕과 함께 해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자아내고 있다.
이번에 만난 [김수미의 시방상담소]는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 들을 수 있는 [시방상담소]에서 연재된 상담 내용을 책으로 만든 것이다. 실제로 일반인들의 속 답답하고 깝깝한 고민들을 김수미표 상담으로 활약한 내용들이라 더욱 피부에 와닿는 사연들이 많았다.
71세라는 나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누구보다 부지런하게 사는 그녀는 엄마라고 부르는 연예인들이 참 많다. 많은 사람들의 '대모'역할을 자처하며 그들을 살뜰하게 챙겨주는 모습을 보면 그녀가 남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워낙 욕을 잘하고 솔직하게 직언을 하는 스타일이라 그런 면을 싫어하는 대중들도 있겠지만 말이다.
[김수미의 시방상담소]에는 6장에 걸쳐 나, 가족, 인간관계, 돈, 남과 여에 대한 주제 아래 수많은 상담 내용이 담겨 있다. 각 장이 끝나면 '수미토크'가 나오는데 실제 톡 화면처럼 되어 있어 재밌게 읽어볼 수 있다. 상담은 철저하게 김수미표답다. 욕과 함께 단호박같은 불호령이 있는가 하면 또 그 고민에 대해 누구보다 깊이 이해해주고 조언하려는 할머니의 애틋함이 담겨 있다.
보통 사람들의 평범한 고민들,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은 그들의 사연을 통해 나를 되돌아보고 내 고민을 생각해보며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어떤 고민에도 김수미표 해결책은 가장 알맞고 적당했다. 때론 정신 번쩍 차릴 정도로 매섭게 혼내는 가 하면 '너만 그런 게 아냐, 나도 그래'라며 보편적인 감정으로 이끌어 내어 함께 바꿔나가길 당부하기도 한다.
사람들의 고민을 보니 참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중 상당 부분은 오래 산 지혜로 조언을 해줄 수 있다는 것이고, 조언 만으로 어찌해볼 수 없는 것은 함께 힘내자는 위로로 마무리가 된다. 여기서 포인트는 그녀는 상담을 하면서 식상한 멘트로 누구나 할 수 있는 그런 멘트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솔직하게 그녀의 삶을 오픈하고 그 안에서의 시행착오를 이야기하며 고민하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여 준다.
말 못할 고민으로 힘들어 하는 그대에게 이 책은 때론 웃음과 때론 감동으로 위로와 해결책을 제시해줄 것이다. 그러나 그 해결책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 내 고민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것은 꼭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