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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또 차이고 말았어
존 그린 지음, 최필원 옮김 / 북폴리오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독특한 발상으로 전개되는 소설 [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또 차이고 말았어]는 긴 소설 제목만큼 톡톡 튀는 하이틴 세대의 스토리입니다. 미국의 틴 에이저들의 일상을 엿보는 듯한 디테일적 묘사와 그들이 장난치며 쓰는 어휘는 원어가 아닌 번역본임에도 기괴하고 유쾌했습니다. 원어로 읽으면 그런 생생함이 더 드러날 것 같은 느낌도 강하게 느껴졌어요.
이 책의 저자 존 그린은 미국에서 상당한 베스트셀러 작가입니다. 미국의 유수한 권위 있는 상을 상당하게 받았기 때문에 더욱 주목받는 작가이기도 하지요. [열하옵 번째 캐서린에게 또 차이고 말았어]는 콜린 싱글턴이 고교 졸업식 날 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차이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매번 캐서린이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와 사귀는 콜린에게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일까요?
어떻게 19명이나 되는 캐서린을 사귀고 또 모두와 헤어질 수 있을까 썩소가 나오는 대목입니다. 첫번째 캐서린은 가정교사 크레이지 키스의 딸이었던 캐서린이었는데요. 그녀와는 2분 39초만 사귀었습니다. 그 짧은 순간 만남과 이별을 경험했죠. 왠지 첫번째 캐서린을 사귄 명단 안에 카운트한다는 게 너무 웃기기만 합니다. 그렇게 19명의 캐서린과의 만남과 이별 이야기는 매우 재밌습니다.
콜린은 어릴 적부터 영재라는 소리를 들으며 그 지휘에 부합하는 공부량과 열정으로 살아갑니다. 누군가에게 잘 한다는 말을 듣는 것만큼 기분좋은 일은 없으니까요. 그러나 생각만큼 본인이 천재가 아닌 것에 대한 부담은 지식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이어지게 되죠. 열아홉 번째 캐서린과의 이별은 그의 자존감에 큰 상처를 주고 맙니다. 단짝 친구인 하산과의 실연을 극복하기 위한 자동차 여행은 그런 그의 현실을 도피하고 싶은 마음을 담은 것이었죠.
소설의 상당부분은 자동차 여행 중에 있었던 에피소드들로 꾸며져 있습니다. 여행은 늘 그렇듯 새로운 인연을 만나게 하고 그 인연으로 또 살아갈 힘을 가지게 합니다. 열 아홉살이란 나이는 어른이기엔 너무 젊고 청소년이기엔 다소 성숙한 어정쩡한 나이입니다. 그런 그들에겐 사소한 것도 자극이 되고 상처가 되기도 하죠. 여행에서 만난 린지는 콜린에게 생애 첫 번째 린지였고, 린지에게 콜린은 두 번째 콜린이었습니다. 콜린은 소설의 말미에 다다라 드디어 특별해야만 하는 의무감에서 벗어납니다. 그 부분이 상당히 마음에 와닿았어요. 소설에는 사랑방정식이 그래프와 수식으로 소개되고 있는데요. 실제로 수학자 친구에게 감수받아 증명할 수 있는 내용들이라고 하니 놀랍기만 합니다. 그럼에도 저는 사랑방정식으로 차는 사람과 차이는 사람을 계산하고 싶지는 않네요. 왜냐면 사랑은 수학적 공식 이외에 '기적'이라는 감정이 가미되어야 하는 것이니까요. 기적은 수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습니다. 전 그걸 믿거든요!
방황하는 질풍노도의 젊은 피들의 아찔하면서도 유쾌한 사랑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 [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또 차이고 말았어]를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