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할 때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 - 욕망과 결핍, 상처와 치유에 관한 불륜의 심리학
에스터 페렐 지음, 김하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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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이라는 도발적인 렌즈를 통해 현대의 사랑을 들여다보는 책 [우리가 사랑할 때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은 세계적인 심리치료사인 에스터 페렐이 지난 10년간 외도로 상담해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외도에 대해 다각적으로 이야기하는 책이다. 그동안 수많은 책을 읽었지만 외도만을 다룬 책은 처음이다. 이 책의 저자 에스터 페렐은 30년 가까이 커플들의 사랑과 욕망에 대해 알아본 전문가다. 전문가는 과연 외도라는 것을 어떻게 이야기할까? 그녀가 말하는 외도는 '한 개인이나 문화가 사랑과 욕망, 연인 간의 책임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보여주는 창문'이라고 한다. 금지된 사랑인 불륜을 이야기하며 독자들이 스스로 연인과 함께 신의와 충실, 욕망과 갈망, 질투와 소유욕, 고백과 용서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길 바란다는 저자는 외도에 대한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을 목표로 가졌다. 그래서 더욱 더 건강한 관계를 가질 수 있길 바라는 것이다. 동양보다는 서양사회가 더 많이 개방적이고 열려 있다고 생각되지만 외도에 있어서는 여전히 수치와 비밀로 여기고 있다. 저자는 책을 통해 외도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으며 외도가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변화를 가져오는지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외도란 주제가 너무나 분노하는 주제라 읽으면서 작가가 의도하는 대로 나아가기란 쉽지 않았다. 남의 일이기에 넘어갈 순 있지만 그 순간 '이 사건이 나에게 일어난다면?'이란 상상으로 대입을 해보면 또 다른 생각으로 치닿게 된다.

외도라는 것이 가진 비밀스러움 때문에 이 책은 많은 비밀을 담고 있다. 명백히 실패한 관계의 증상인 외도는 도대체 왜 일어나는 걸까? 책에서는 '남자는 친밀한 관계에 대한 두려움과 지루함 때문에 바람피우고, 여자는 친밀한 관계에 대한 갈망과 외로움 때문에 바람을 피운다'고 설명한다.불륜이라는 adultery는 타락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나온 말이다. 두 사람이 전혀 다른 방식으로 경험하는 하나의 이야기인 외도는 이분법적인 담론으로는 이해나 화해를 이룰 수 없다. 무수히 많은 외도의 사례를 책에서 목격하며 여러 생각이 일었다. 여러 관계 속에서 다양한 선택으로 외도를 대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가족이라는 제도, 결혼, 이혼, 그리고 외도까지 평소 생각해보지 않은 영역들까지 넘나들었던 시간이다. 이 책은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 평하지 않는다. 그래서 읽고 난 후 독자의 생각이 남게 된다. 객관적으로 외도와 불륜에 대해 방대하게 탐험해보고 싶다면 이 책이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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