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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인 윈도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47
A. J. 핀 지음, 부선희 옮김 / 비채 / 2019년 9월
평점 :

유난히 분주했던 10월, 개인적인 스케쥴과 신경 쓰일 일이 너무 많았는데 이 책이 한 몫을 더했다.
619 페이지에 달하는 벽돌책인데다 범인을 추론하며 읽어야 할 스릴러 소설이기에 몰입하며 읽어야 하는 장르라 커피 한 잔 옆에 놓고 오롯이
독서에 몰입해야 했다. 물리적 시간이 부족해 여러 날의 새벽을 맞이하게 만든 책이다.
뉴욕타임스 43주
베스트셀러란 명성을 등에 업은 이 책은 지극히 미국적인 에피소드로 미국적인 감성을 담아 그 끝에 반전으로 방점을 찍었다. 작가는 이 수많은
페이지들의 거의 마지막에 범인에 대한 반전을 풀기 시작했고, 수백 페이지 내내 주인공의 시선 속에 갇혀 있었던 독자들은 이 반전이 주는 충격에서
쉽사리 헤어나오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 책의 작가 A.J.핀은 이
책 [우먼 인 윈도]가 데뷔작이었고 이 책으로 말미암아 대단한 성공을 거둔다. 주인공 애나는 광장공포증을 겪으며 자신의 집에 갖혀 살아가고
있다. 정신병원같은 그녀의 집, 현관 문 밖으로 한발자국도 나가질 못하는 그녀의 삶은 타인이 보기에도 안쓰러운 상상 그
이상이었다.
책에서는 독자로 하여금 애나의
입장이 되어 철저하게 그녀의 시각 속에서 움직이게 한다. 애나의 시선을 따라가며 그녀가 되어 그녀의 내면 속 어두움과 마주하니 그녀가 이해되고
그녀의 편이 되어갔다. 그녀는 외로운 일상의 대부분을 창문을 통해 이웃을 바라보며 그들의 정보를 수집한다, 그러다 어느날, 이웃집에 새로 이사온
가족에게 일어난 일을 목격하게 되고 그녀는 더욱 큰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10월 24일부터 11월
15일까지 매일의 기록이 일기처럼 써져 있고, 11월 15일 다음은 6주 후의 이야기로 전개가 된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혼란스러움은
가중되었고, 진실게임을 하듯 범인이 누구인지, 애나의 정신병의 발작인지를 가려내는 작업으로 독자나 애나는 분주했고
힘들었다.
애나와 같은 병을 가진
이들에겐 외로움이 늘 존재하는 것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어느날 도움을 주고 찾아와 말을 건네준 여자였던 제인 러셀은 이웃집에 새로 이사온
안주인이었고, 애나는 그녀가 그녀의 집에서 누군가에게 공격을 당해 죽어가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그때부터 애나의 고통은 시작되었고,
어느 누구도 애나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
제인 러셀의 유약한 아들
이선은 가장 보호받아야할 존재였다. 애나는 그녀의 딸 올리비아가 생각난듯 이선을 도와주려고 애썼다. 마음이 아픈 사람을 상담하고 치료해주는
그녀의 직업 역시 한 몫 했다. 이선은 애나를 잘 따랐다. 그렇게 좋은 우정을 나누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독자는 아무 의심없이 그들의 여정을
따라간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결론을
말하고 싶지만 이 책은 절대로 스포를 당하면 안되는 책이기에 결론에 대한 언급은 최대한 자제할 것이다. 에이미 애덤스와 게리 올드먼 주연의
영화로 내년에 개봉하는 이 영화는 꼭 볼 것이다. 이 소설은 영상으로 만들기에 너무나 적합하고 어울리기에 더욱 기대가
된다.
사실 범인이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도 입이 다물어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뒷맛이 씁쓸했다. 후련하지 않았다. 작가가 이렇게 결말을 만들어
내기까지 어떤 생각들을 모았을까? 애나처럼 자신 역시 훔쳐보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작가는 독자도 그런 사람이라고 단정한다. 맞다. 나 역시 소설을
읽으며 애나를 훔쳐보고 애나의 이웃을 훔쳐보는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