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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사전 - 설명할 수 없는 마음들을 더 이상 외면하지 않기 위하여
김버금 지음 / 수오서재 / 2019년 9월
평점 :

세상에는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참 많다. 그런데도 우리는 매순간 설명을 강요당하고
또한 강요하기도 한다. 무언가 설명이 되지 않는 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여겨질 때도 있다. 그런데 설명 그 자체가 참 중요할 때가
많았다.
"당신의 마음은 어떤가요?" 누군가 나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면 나는 그의 눈을 들여다볼 것이다. 그의 진심을 눈빛에서 보았다면 봉인해제된 것마냥 나의 모든 속내를 드러내고 말 것이다. 작가 역시
그런 나날이었다. 마음을 알고 싶은데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데 무엇인지 잘 모를 때가 많아 국어사전을
펼쳤다.
사전에서 찾아낸 마음의 이름들은 자주 사용하는 것에서부터 이런 단어도 있었는가 할
정도로 낯선 것들도 있었다. 더 놀라왔던 건 내가 알고 있는 그 의미가 사전적 의미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몇 몇 마음의 단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그렇게 작가조차 외면해왔던 마음의 단어들은 불리워지는 순간 선명해졌고, 해석이
되어졌으며 이해 또한 덩달아 이뤄졌다. '아, 그때 내 마음의 이름은 이것이었구나' 작은 깨달음이 크게 마음을 울렸다. 작가의 그 마음이 내
마음이었다.
책 속에는 마음의 이름들을 '서글픈 마음', '애틋한 마음', '서툰 마음',
'그리운 마음'으로 분류해 그 안에 또 다른 마음의 이름들을 넣어 놓았다. 그 중 내가 나의 마음을 자주 표현하곤 했던 단어들이 반가왔다.
먹먹하다, 저미다는 말을 자주 쓰곤 했다. 애틋하다와 뭉클하다는 말을 좋아했다. 자주 쓰진 않지만 마음에 드는 처연하다와 사위다도 종종 내
마음으로 표현하고 싶어졌다.
브런치북 6회 대상작인 이 책은 내가 써보고 싶었던 소재의 책이었다. 언젠가 꼭
써봐야지 했던 그런 류의 책이기에 나는 이 책을 소중하게 읽었다. 마치 내가 쓴 책처럼 말이다. '내게 있는 이 마음을 당신에게도 들려주고
싶어서'라느 글귀가 마음에 와서 콕 박혔다.
작가의 마음 이야기임에도 주인공은 언제나 나를 비롯한 독자들로 치환되고
마음의 상태는 그렇게 공감이라는 단어로 끈끈하게 책 속으로 몰입하게 해준다. 인생 속 마음은 여러 단어들로 설명될 수 있다. 처연함으로 때론
낯없이 그리고 무색할 때도 있다. 설명할 수 없을 줄 알았는데 그러한 마음들을 외면하지 않으니 마음의 여러 모양들이 그렇게 정리가 되어간다.
쓸쓸함, 외로움, 불안함 등 모른 채 흘려 보냈던 내 마음에 대한 이야기였다.
#책속한줄
"완벽의 어원을 아세요? 언젠가 라디오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완전무결하다는 뜻으로 쓰이지만 실은 귀한 구슬을 끝까지 무사하게 지킨다는 뜻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