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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친구 - 제2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대상 ㅣ 웅진 모두의 그림책 22
사이다 지음 / 웅진주니어 / 2019년 7월
평점 :

2017년에 만들어진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이
2회째를 맞아 수상작이 책으로 독자에게 선보였다. 총 응모작 134편 중에서 대상 수상작과 우수상 수상작을 품에 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겠다. 먼저 대상 수상작인 [풀친구]를 자세히 감상해보자.
제목처럼 표지부터 푸릇푸릇한 [풀친구]는 잔디밭이
배경이다. 화자는 잔디다. 손글씨체와 엉성하게 그린 듯한 그림이 오히려 친근하게 다가온다.
드넓은 잔디밭이 펼쳐진 이곳은 어디일까? 공원일까? 잘
꾸며진 누구의 정원일까 궁금하며 다음 페이지를 넘겨 본다.
스프링쿨러가 시원하게 물줄기를 잔디에게 제공해주는 걸
보니 이곳은? 페이지를 넘겨 갈수록 이곳은 어디일까..맞춰 가며 잔디의 모습에 집중한다.
고양이도 보이고 개도 보이더니 간식이라고 칭한 친근한 물체가 재밌다. 풀에겐 똥도 간식이
된다.
처음 만나는 친구라고 소개한 개비름, 소루쟁이. 까마중,
방동사니들은 나 역시 처음 들어보는 것들이다. 아이들과 함께 하나 하나 찾아보며 새롭게 알게 된다.
자주 만나는 친구, 처음 만나는 친구들과 신나게 노는
모습은 자연의 아름다움 마저 느껴진다. 그런데 자연과 어우러지지 않는 누군가가 다가왔다. 잔디를 깎고 잡초를 뽑아내는 이들은 골프장을 가꾸는
노동자들이다.
이제야 드넓은 잔디밭의 정체를 알 수 있게 되었다. 이곳은
골프장이고 골프장의 아름다운 잔디밭이었다. 시원한 주스라고 말하는 제초제를 뿌렸더니 잠이 온다고 한다.
친구들이 제초제에 의해 사라지는 모습을 그림과 글로 만나니
당연하게 여겼던 모든 일상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골프장 잔디의 관점에서 바라본 세상이었다. 인간이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파괴했던 자연의
외마디 외침을 듣는 듯 했다.
"모두 어디로 간 걸까?" 책은 이렇게 물음을 던지고 끝을 맺는다. 그 답은 독자의 몫이다. 시원한
초록색 그림들로 자연의 자연적인 모습에 홀딱 젓게 만든 그림책은 마지막에 이렇게 우리에게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지며 날아가는 홀씨에게서 그럼에도
작은 희망을 느껴보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