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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시 이야기 - 서울.평양 그리고 속초.원산
JTBC <두 도시 이야기> 제작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9년 6월
평점 :

북한을 떠올리면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과 향토색 물씬 반영한 음식이 생각난다. 같은 민족이지만 금단의 땅이 되어 정보조차 많이 공개되지 않은 북한의 이야기는 항상 궁금함 그 이상이다. JTBC 다큐멘터리였던 [두 도시 이야기]는 남과 북의 도시인 서울과 평양, 속초와 원산을 비교하며 도시의 맛을 따라 여행가듯 그려낸 미식 기행록이었다.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두 도시지만 한 민족, 한 핏줄이기에 우리는 다른 듯 닮았고 닮은 듯 또 조금은 다른 모습을 가진 채 삶을 영위해나가고 있다. 지난 남북정상회담 이후 평양의 대표적인 음식이 불티나게 팔렸었다. 평양냉면, 평양온반 등 북한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은 남북정상회담 특수로 바쁘고 기쁘게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책에서는 우리가 궁금한 평양의 4대 음식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해준다.
평양보다 덜 알려진 동해안의 아름다운 도시 원산의 이야기도 흥미로왔다. 국내최초로 기획된 남북미식기행은 음식을 좋아하고 호기심 많은 사람들에게 대동강 숭어국, 명태순대, 돌불고기의 맛이 어떨지 궁금증과 기대를 증폭시켜주었다.
옛 모습을 잘 간직한 북한 음식은 그래서 더 정감있고 푸근하게 다가온다. 함흥냉면 맛에 길들어진 내가 평양냉면을 다 먹지 못하고 남겼던 에피소드가 기억난다. 나름 유명한 평양냉면집을 방문해 다소 비싼 평양냉면을 먹었다. 그런데 그 맛이 너무 밍밍해 맛을 느끼지조차 못했다. 서울의 평양냉면은 메밀 함량이 높고 고기 육수를 써서 고기 향이 진하다. 반면 평양의 평양냉면은 메밀 함량이 적고 달걀지단에 닭고기, 돼지고기, 소고기 등의 고명이 올라가 화려하다. 책을 통해 음식을 접하니 그 맛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커졌다.
북한의 김치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북한에서도 김치를 많이 담가 먹는데 배추 김치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김치를 만든다고 한다. 미나리김치, 쑥갓김치, 오이김치 등 때마다의 재로를 잘 이용하는 것이다. 북한에서도 사진을 찍을때 '김치'라고 외친다고 우리는 김치로 대동단결할 수 있겠다.
동해바다를 통해 이어진 속초와 원산은 철도와 도로로 이어졌던 도시였다. 분단으로 인해 지금은 갈 수 없고 끊어졌지만 그 두 도시는 바다라는 공통점 때문에 비교하며 논하기 좋다.
두 도시 이야기는 우리가 가지 못하는 북한의 풍경과 음식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어 더욱 재밌게 읽고 볼 수 있었다. 이념과 정치적 분쟁 대신 사람과 사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음식이라는 매개체를 논하니 더욱 푸근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평양과 서울, 원산과 속초를 이어 다른 도시들의 이야기도 궁금하다. 남과 북의 삶이 어떻게 도시 안에서 펼쳐지는지 알고 싶다. 후속편을 기대해도 되는 이유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