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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 ㅣ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서귤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평점 :

카카오프렌즈는 우리나라를 넘어 전세계적으로 한류를 따라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 사실은 매장을 가보면 알 수 있다. 내국인보다는 외국인이 더
많은 매장 안 풍경, 많은 상품을 구매하는 그들을 보며 카카오프렌즈의 위상을 느끼게 된다. 그중에서 단연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끄는 캐릭터는
어피치 아닐까?
카카오프렌즈에서 귀여운 악동의 역할을 하고 있는 어피치는 악동복숭아다.
귀여우면서도 섹시한 뒷모습으로 다소 야한 이모티콘을 담당하고 있다. 어피치와 서귤 작가가 만나 만들어진 책 [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는 사랑스러우면서도 재치 넘치는 글발로 독자들을 웃고 울게 만든다.
사랑스러운 색감만으로도 러블리한데 어피치의 애교넘치는 표정이 눈에 확 들어오는 책
표지를 펼치면 더 재밌는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다. 고양이를 먹여 살리기 위해 회사를 다니는 서귤 작가는 프롤로그에서 왜 이 책의 제목을 이렇게
만들었는지 익살스럽게 이야기해준다.
"내가 너의 엉덩이가 되어줘도 되겠니?"
살면서 처음 들어보는 말인데도 임팩트는 컸다. 갑자기 엉덩이가 되어줄 누군가가
필요해진다. 엉덩이가 주는 이미지가 폭신폭신하고 말랑말랑하게 나를 지켜주는 존재가 되어 버렸다.
요즘 화두는 '대충'이다. 너무 열심을 내지 말자고, 그래서 이루지 못한 것에
상처받지 말자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책도 예외는 아니었다. '내일은 더 대충 살자'라는 주제를 첫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정말 글귀 하나 하나가
마음에 파고든다. 공감력이 최고였다. 일상에서 느껴지는 에피소드들이 너무나 크게 와닿았다.
그 중에서 '내 이상형은'에 나온 글귀들이 참 좋았다. '그렇게 작은 것에 마음을 내어주는 사람'이 이상형이라고
밝히는 서귤 작가, 배우 강하늘은 택시운전사에게 친절한 사람이 이상형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이상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 사람이
추구하는 가치관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당신의 이상형은 어떤가?
책에서는 싱글 여성의 삶이 유쾌하면서도 씁쓸한 면으로 때론 진지하게 다가온다.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삶은 그렇게 순간순간
마음을 저리게 하고, 박탈감을 느끼게 하고, 보통인 존재라 안도감을 주기도 한다.
"살아남는 건 우리의 찬란한 재능. 마르지 말자. 바스러지지 말자. 이 긴 밤, 이 긴 인생, 너와 나의 조촐한
약속"
"우리를 무너뜨리는 것도 희망이고 다시 세우는 것도 희망이라는 걸. 허물어진 자리에서 비틀거리며 일어나
아까와는 조금 다른 모양의 마음을 새로이 쌓아 올리는 것이 성장이라는 것을. 언젠가, 희망 덕분에 생긴 울퉁불퉁한 마음의 결을 한 겹씩
쓰다듬으며 그것을 경험이라고 부를 날이 오고야 말 것라는 걸"
사랑스러워 꼭 안아주고 싶은 어피치의 무수히 많은 그림과 서귤 작가의 짠한 글이 만나 쫀득한 시간을 선사했다. 외로워하는
친구에게, 책을 읽고 싶지만 시간이 없다는 딸 아이에게, 무료해서 심심해하는 누군가에게 이 책을 내밀고 싶다. 분명 책을 읽고 나에게 고마워할
것이다. 이렇게 재밌는 그리고 의미를 느끼게 해주는 책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