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타워
릴리 프랭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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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다면 지하철 안에서 읽지 마라'로 책 소개가 되어 많은 이들에게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던 릴리 프랭키의 소설 [도쿄타워]는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장편소설이다. 한 아이가 성장해 마흔이 넘는 시간까지 있었던 일들을 그려낸 이야기는 저자의 실제적 이야기며, 그래서 더욱 더 깊이 공감되고 이해되기 쉬운 스토리였다. 정말 많은 일본 사람들이 이 소설을 읽었고, 그 덕분에 책은 더블 밀리언셀러라는 타이틀이 붙여지게 되었다. 릴리 프랭키는 외국사람의 이름 같지만 사실 일본인 나카가와 마사야의 예명이다. 소설 속 주인공 역시 나카가와 마사야, 그의 이야기는 매우 자세하게 소설 속에서 등장한다.

502 페이지나 되는 두꺼운 분량의 소설의 첫 부분은 일본인의 삶을 보는 듯 했다. 마치 다큐멘터리 감상하듯 들여다 보았다. 마사야의 고등학교 시절부터 청년시기의 방황은 끝도 없이 지루하게 펼쳐졌다. '도대체 어디에서 눈물이 나오는 거지?'란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마사야는 정말 대책없이 게으르고 무계획이었다. 별거중인 아버지를 대신해 생활전선에 뛰어든 어머니에겐 부담스러운 아들 그 자체였다. 읽는 내내 속이 터졌다. 이런 아들 하나만 있어도 스트레스로 없던 병도 생길 것만 같았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어머니와 떨어져 지냈던 주인공은 15년 만에 병든 어머니와 한 집에서 살게 되었다. 그때부터 조금씩 생활이 변하기 시작했고, 그 시기부터 소설도 재미있는 이야기로 바뀌어갔다.

"5월에 어느 사람은 말했다. 일에서 큰 성공을 거두는 것보다 제대로 된 가정을 가지고 가족을 행복하게 해주는 거이 훨씬 더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인간이 태어나 맨 처음 알게 되는 부모자식이라는 인간관계. 그보다 더한 무언가를 믿어 의심치 않으며 세상을 향해 길을 떠났지만, 결국 태어나서 처음 알았던 것, 처음부터 그곳에 당연한 일처럼 있었던 그것이야말로 유일하고도 강력하고 겨로 뒤집히는 일이 없는 관계였다고, 마음에 가시를 찔려본 후에야 가까스로 깨닫는다"

"아부지의 인생은 큼직하게 보였지만, 엄니의 인생은 열 여덟 살의 내가 보아도 어쩔 수 없이 아주 작게 보였다. 그건 자신의 인생을 뚝 잘라 내게 나눠주었기 때문인 것이다"

시골에서만 살았던 어머니가 마사야가 사는 도쿄에서 함께 살며 이웃, 지인들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 아름답고 화려한 도쿄타워를 바라보며 '언젠가는 꼭 같이 올라가보자' 약속했던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 아들의 회환, 암에 걸렸지만 끝까지 삶을 열심으로 살아낸 어머니를 그린 이야기들은 눈물을 끌어내기에 충분했다. 어머니가 아프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소설은 끊임없이 독자를 울음바다로 만들어 버린다. 나 역시 우느라 소설 속 글자를 마주하기 힘들었다. 마지막 부분을 읽는다면 티슈를 옆에 놓고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절대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읽으면 안되고 커피숍이나 사무실 등 여럿이 함께 있는 공간도 금물이다. 눈물이 이미 내 의지를 떠나 마구 분출되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 소설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많은 상을 받았다. 어머니가 아들에게 남긴 선물처럼 여겨졌다. 작가는 어머니의 병환 속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을 보며 글로라도 남기고픈 심정으로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독자들이 '이 소설을 읽고 조금이라도 부모님을 생각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했다.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은 성공적이다. 누구나 이 소설을 읽으며 자신의 부모님을 생각했을 것이다. 엄마의 이야기는 언제나 이렇듯 감동이다. 나도 엄마인데 내 아이들에게 감동적일까? 문득 궁금해진다. 영화도 나왔다던데 찾아서 보고 싶다. 소설이 주는 여운이 참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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