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의 기술

시작의 기술 - 침대에 누워 걱정만 하는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7가지 무기
개리 비숍 지음, 이지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4월

새해가 시작되는 시점에 읽을면 용기와 의욕이 넘쳐날 수 있는 책인 [시작의 기술]은 자기 파멸적 독백을 즐겨하는 이들의 마음을 강타하는 책이다.

자기 파멸적 독백이란 무의식적으로 '나는 안돼, 될리가 없을 거야, 안될지도 몰라....'와 같이 불안해하고 초조해하는 생각을 자주 하는 이들이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 이야기하는 것을 말한다. 초긍정적인 사람이 아니고서야 우리는 늘, 매순간 이렇게 자신없고 의욕상실적인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밖의 환경과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닌 나 자신에게서 답을 구하라고 주장하는 이 책의 저자 개리 비숍은 핵심만 이야기하는 직언자로 유명하며 전세계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에게 코칭을 하고 있다. 책의 문체 역시 그의 성격이 잘 나타난다. 직언이다 보니 군더더기 없이 팩트로만 뼈를 강타한다.

자기 대화가 어떤 식이었나 되돌아보게 한 그의 글을 읽고 있자니 나 역시 무의식적으로 스스로와 끊임없이 부정적인 결과를 이야기하고 상상하고 걱정했다. 나의 완벽주의적 성향은 그렇게 잘 안될때의 시나리오까지 미리 생각해 걱정하게 만드는 데 한몫 했다.

완벽주의자라면 일을 잘 처리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걸 보면 모순적이다고만 여겼는데 그는 나같은 부류의 사람을 '게으른 완벽주의자'라고 칭하며 침대 위에서 걱정만 한다고 지적한다.

이제 그만 운을 탓하고, 그만 남을 탓하고, 그만 외부의 영향이나 환경을 들먹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만할 수 있을까? 타고난 성격이 그런데 말이다. 저자는 여기서 포인트를 잡았다. 가능성과 잠재력의 무한한 샘을 복원시켜주는 원천인 의지를 가지라고 말한다. 이미 있는 그 의지를 말이다.

스스로가 그어온 한계를 역이용해 '나는 이기게 되어 있어'라고 생각하라 한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계속해서 움직이고 움직이고 또 움직이게 해주는 부단함을 가지라고 한다. 조금씩이라도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알라고 한다. 기대를 잘라내라 한다.

"실제로 당신은 상황 그 자체보다 자신의 기대에 더 많이 휘둘린다. 그게 기대의 문제점이다. 기대는 상황을 실제보다 훨씬 더 크게 부풀리고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희석시킨다(p192)"

남들보다 모든 상황에서의 기대치가 높았던 나는 그런 이유로 쉽게 만족하지 못했다. 기대만 덜 해도 우린 쉽게 행복해질 수 있는데 말이다. 기대를 놓아주는 순간, 일어나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법을 배우게 되고 남들과의 관계도 좋아질 수 있다.

책에서는 7개의 단언을 통해 시작하는 기술을 알려주고 인생을 잘 작동하도록 도와준다. 7개의 단언을 다시한번 정리해면,

의지가 있음을 깨닫고 이기게 되어 있다는 확신을 가지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불확실성을 환영하며 생각이 아닌 행동으로 나를 규정하고 부단성을 추구하며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모든 것을 받아들이라고 한다.

여기서 내가 나의 삶에 지금 이순간부터 적용하고 싶은 것은 바로 마지막 단언이다. 기대를 하지 않는 것, 너무나 높았던 기대치를 내려놓고 기대없이 임하는 것, 그래야 실망도 없고 실망이 없으면 예상외의 자잘한 기쁨이 이어질 것이다. 5월의 시작을 뼈때리는 직언을 하는 게리 비숍의 [시작의 기술]을 읽다니 행운이었다. 조금씩 게을러지고 나태해지기 쉬운 그 계절에 말이다.

'내 삶이 달라지기를 바란다면 당신이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