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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고 거대한 뜻밖의 질문들 - 생명의 탄생부터 우주의 끝까지
모리 다쓰야 지음, 전화윤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모리 다쓰야는 영화감독이자 작가이자 교수다. 문과생으로 평생을 산 그가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되었다. 그뿐만이 아닐 것이다. 인류의 기원과 인류의 끝에 대한 궁금증은 어쩜 모든 사람들이 알고 싶어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과학은 '왜'라고 묻는 여러 질문에 대해 답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과학이 대답을 못하니 그 자리에 신의 영역이 만들어졌다.
"결국 과학은 최초의 왜, 그것이 왜 존재했는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없기 때문에 '어떻게'에 대해 최선을 다해 고민하면서도 어떤 면에서는 얼버무리고 있죠. 거대한 '왜'에 답하려고 하면 언어가 조잡해지고, 대개 '신께서 만드셨습니다라든가, 우주의 의지가 만들었습니다'라고 말하게 되잖아요. 그런 말을 하고 싶은 욕망을 되도록 억제하고 해상도 높은 언어로 어떻게를 설명하지 않는 한, 왜에 도달하지 못하리라 봅니다. 그러니 억지로 버텨서라도 신 혹은 위대한 무언가를 경유하지 않고 왜를 설명하려는 태도를 견지해야 하지 않을까요"(p41)
이처럼 과학을 근원적인 영역으로 접근해보면 과학과 물리학의 최첨단 영역은 미지투성이라는 결론이 내려진다
과학계 지성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재미나게 서술하면서 우리가 알아야할 핵심적인 내용들이 정리가 되어진다. 삶과 죽음에 대해서는 '출구없는 루프'로 결론지어졌다.
책에는 생물학자, 인류학자, 물리학자, 뇌과학자, 과학작가 등에게 과학적인 근원적 질문에 대해 질문하고 답을 얻는 형태를 취한다.
물론 과학자들이 속시원하게 이야기를 해주지 못하는 경우, 그 이후의 몫은 독자의 사유에 달려 있다. 2년여 동안 과학계 지성들과의 대담을 정리한 글들은 최첨단 정보의 공유를 통해 저자는 명확한 해답은 얻지 못했지만 최첨단 과학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발끝에 무언가가 닿는 듯한 감촉은 여러 번 느꼈다고 고백한다.
비록 속시원한 명쾌한 해답은 과학이 아직 발견하지 못해 설명할순 없지만 저자는 우리가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 그리고 무엇인가에 대해 죽을 때까지 계속 생각할 것이라 다짐한다.
어찌보면 과학과 철학의 깊은 만남이어서 지루하거나 재미없을 수 있을 법한 주제임에도 문과생 나름의 위트와 재치로 대담과 인터뷰를 즐겁게 이어나간 모리 다쓰야 덕분에 심오한 질문과의 여행이 의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