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아 우주인
야로슬라프 칼파르시 지음, 남명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체코 여행을 앞두고 읽다가 다 못 읽고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을 다녀와 다시 손에 든 책 [보헤미아 우주인]은 배경이 체코다. 주인공 역시 체코인 야쿠프다. 야로슬라프 칼파르시라는 다소 어려운 이름의 작가는 이 소설이 처녀작이다. 읽는 내내 소설쓰기의 사전준비가 철저했고 이론적 배경도 탄탄하게 다져진 느낌을 계속해서 느끼며 소설 속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었다.

아마존 베스트셀러인 이 책은 한 주인공의 일생을 통해 무엇이 옳은 선택인지, 인간의 삶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다시한번 생각하게 해준다. 책 제목에서 암시하듯 주인공은 우주비행사다. 우주를 연구하는 과학도로 살던 주인공 야쿠프는 어린 시절 뼈아픈 상처를 얻게 된다. 체코가 공산주의 시절 아버지는 공산당원으로 자유주의를 주장하는 체포된 사람들을 고문하고 자백을 받아내는 일을 했다. 어린 야쿠프는 아버지가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몰랐다. 공산주의가 무너지고 체코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면서 아버지의 신변에 문제가 생겼다. 결국 야쿠프의 부모님은 불의의 사고로 죽게 되고 불쌍한 야쿠프는 조부모의 손에 키워지게 된다.

 

 소설은 과거와 현재가 교차한다. 우주비행사로 초프라라는 먼지 폭풍의 먼지 입자를 분석하는 야쿠프와 어린 시절 아버지의 죽음 이후 찾아온 끝없는 비극적 일들이 교차되며 이야기는 숨가쁘게 전개된다. 불우하게 보낸 시절에 비하면 야쿠프는 잘 컸다. 체코의 국민적 영웅이 되어 그 어느 나라보다 먼저 우주로 먼지를 수집하러 나가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실행하게 된다. 그런데 왜 하필 야쿠프였을까?

 

 렌카와 결혼해 잘 살고 있었던 야쿠프는 아버지의 죄를 씻고 오욕으로 얼룩진 가문을 일으키기 위해 사랑보다는 야망을 선택했다. 그 길만이 그가 겪었던 모든 치욕을 걷어내는 한방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렌카를 전혀 배려하지 않은 그의 실수의 시작은 그렇게 시작된다.

 

 소설 속 이야기는 우주에서의 고독과 우주비행사의 업무적 모습 등이 흥미롭게 묘사된다. 특히 우주생명체인 하누시라는 존재의 등장은 굉장히 특이했다. 살아서 지구로 그것도 체코로 돌아갈 수 있었던 야쿠프의 끈질긴 생명력도 놀라왔고 살았지만 죽은 것과 동일한 삶을 살아야 하는 그의 숙명도 너무 비극적이다. SF소설이면서도 심리적 묘사가 탁월하다. 읽는 내내 결말이 궁금했다.

인간의 삶 중에서 과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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