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크맨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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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재밌는 소설 한 편을 읽었다. C.J.튜더의 첫 장편소설인 초크맨은 강렬한 첫 시작과 함께 책의 마지막 장을 덮어야만 결말을 알 수 있는 몰입도 높은 소설이었다. 어릴적 분필로 아스팔트 바닥 위에 그렸던 수많은 그림들이 떠올랐고, 아무렇게나 그려진 그림 속 사물들이 살아 움직여 사람을 죽이고 조종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섬뜩했다.

"초크맨을 조심해"

이 메시지는 존재만으로도 목덜미를 서늘하게 한다.

프롤로그부터 토막난 소녀의 시체이야기가 시작된다. 머리 없는 소녀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작고 조용했던 시골마을이 발칵 뒤집어졌다. 이야기는 현재와 과거가 교차하며 진행된다. 이러한 교차진행식의 플롯은 독자로 하여금 페이지를 잠시도 놓치 않게 해준다.
"그날부터 모든 게 비정상의 영역으로 넘어갔기 때문이기도 하다"
끝은 모두가 인지하는데 문제의 시작은 어디서부터인지 엇갈리는 것이 이들의 가장 큰 난관이었다. 2016년과 1986년의 두 이야기가 축으로 진행되는 스토리는 과거의 사건이 현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1986년은 주인공 에디가 12살이었다. 에디의 초등학교 친구들인 개브, 호포, 미키, 니키와 핼로런 선생님, 댄싱걸, 마을 사람들의 얽히고 섥힌 이야기들이 파장을 일으키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바보들은 천사들이 발을 디디기 두려워하는 곳으로 달려가거든"
"너도 나이를 먹으면 알게 될 거야. 우리에게는 어떤 사람과 사랑에 빠질지 , 어떤 사람과 있으면 행복해질 수 있을지 선택할 권리가 없거든"
"예단하지 말 것, 모든 것에 의문을 제기할 것, 보이는게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가장 흥미로운 캐릭터는 핼로런 선생님이었다. 상상하게 하고 큰 역할을 맞아줄것만 같은 인물이었다.

 

미스터리 소설이자 성장소설인 이 책은 과거의 사건들을 통해 한 소년이 성장하면서 깨닫는 메시지들이 있다. 나의 작은 실수이자 판단 착오가 타인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고 결국 파멸에 이르게되는 수많은 사고들은 흔히 이런 말로 표현된다. '내가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
초크맨을 읽으며 죽음을 막을 수 있었던 여러 상황들이 더없이 아쉽게 느껴진다. 아마 그것이 인생의 아이러니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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