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긋기의 기술 -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거리 두기
와키 교코 지음, 오민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흔히들 타인과의 관계에서 '선을 잘 그어야 한다'고 말한다. 선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선을 그어야 대인관계를 잘 할 수 있을까? 어려운 문제다. 왜냐하면 너무 케이스 바이 케이스고, 그때 그때의 돌발적 상황이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지독히 외로와하면서도 타인의 불필요한 간섭은 배제하고 싶어하며, 타인과의 상호작용의 필요성은 알지만 또 혼자 있고 싶어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다.

불필요한 관계를 정리하고 적당한 선 긋기를 통해 세상 살기 편해지는 방법을 알려주는 [선 긋기의 기술]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 개개인에게 적용해보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일단 저자 자체가 인간관계로 인한 어려움을 심하게 겪었기에 이 책은 확실한 임상실험이 이뤄진 책이다. 저자 와키 교코는 사람 스트레스로 인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자신과 타인의 인생을 바꿔줄 수 있는 코칭의 매력에 빠져 그쪽 분야의 일로 전업해 지금까지 강의와 코칭 활동을 해오고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나와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고 있다. 남과의 관계를 생각하기 앞서 나 중심의 생각을 하도록 주장하는데, 여기서 '나 중심'이란 나만의 가치관으로 이루어진 단단한 생각기둥'을 말한다.
'나도 꽤 괜찮은 사람이구나'라는 것을 끊임없이 나 자신에게 주입시켜야 하는 것이다.

책에서는 먼저 가장 중요한 사람은 나라는 것을 확인하게 하고, 부모님과의 관계, 연인과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 직장 내 인간관계, 일과 일상의 관계, 나와 무기력의 관계를 다양한 상담 사례를 들어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각각의 사례는 비단 예로 끝나지 않았다. 타인이 겪었던 일들에서 나를 마주하고 나의 가족이 연상되고 내 친구와 동료가 보였다. 그래서 그들의 일이지만 나의 경우로 적용해볼 수 있었다.

인간관계는 참 어렵고 힘들다. 아이러니하게도 관계로 행복하고 관계로 불행하기도 하다. 저자 와키 교코는 '단호하게 끊어야 할 관계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약간의 거리를 두거나 관계의 양상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부드러운 사이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 역시 사람 때문에 힘들어하는 마음과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갈등하며, 아주 긴 시간동안 마음고생을 해왔다고 털어놓는다. 그러한 일들이 결국 직업을 바꾸게 했고 전혀 다른 인생을 살게 해준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삶 속에 '나'가 빠져 있는 시간들을 가진다. 그 자리에 남이 차지하고 가족이 존재하며 일이 들어앉게 되어 정작 나는 저 멀리 있어 소원해지기 일쑤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인도 아니요, 가족도 아닌, 그렇다고 일이나 돈도 아닌 나 자신이라는 것을 책 처음부터 끝까지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삶은 '나 위주로 살기'이며 나에게도 남에게도 조금 더 너그럽게 대하도록 말한다. 선 긋기의 기술을 살펴보면 각각 조금씩 다름을 알 수 있다. 가족과 연인관계는 조금 멀리 선 긋기가 필요하다. 친구관계는 선을 넘어오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장 내 인간관계는 2개의 선을 그어야 한다. 나와 무기력의 관계는 시각화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저자는 상황에 따라 알맞게 선긋기를 해야함을 말해주고 있다.

인상깊게 본 책 속 사례 중에서 무례하게 말하는 지인에게 할 수 있는 솔루션은 다음과 같다. 나에게 항상 자존심 상하게 말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를 멀리하는 것으로 해결책을 삼는 것보단 상대를 살짝 무시함으로서 선 긋기를 해보라고 한다. 선을 그었다는 사실을 상대가 눈치채게 만들고 나를 무시하는 말에 대꾸를 하지 않고 몇 초간의 침묵을 지키라 한다.  그 후 상대에게 하는 말에 웃음기를 빼면 상대도 눈치채고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알게 될 것이란다.

솔루션은 생각보다 다양했다. 전략적인 도피를 현명하게 활용하기, 힘들다고 솔직하게 인정하기, 내 마음 속 롤모델을 정해 시시때때로 떠올리기, 마음에 걸리는 일을 전부 털어놓고 응어리를 해소하기, 의욕이 생기는 방법을 몇가지 찾아두기, 좋아하는 것 노트 만들기, 콤플렉스가 없는 사람에겐 발전도 없다는 것을 알고 콤플렉스와 한 팀이 되기 등 실제로 삶 속에 적용해보며 하나 하나 선을 그어나가고 싶다.

여러 사례를 통해 만나본 선 긋기의 기술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마음 고생했던 타인과의 관계가 이젠 힘겨운 것만은 아니라는 자신감이 생기기도 한다. 인간관계로 어려움을 느낀다면 이 책에서 실제적인 팁을 얻어보라, 도움이 충분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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