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해파랑길을 걸어요 : 삼척 내인생의책 인문학 놀이터 9
이동미 지음, 백명식 그림 / 내인생의책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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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걷기 열풍이 대단하다. 제주도 올레길을 시작으로 여기저기서 무슨 길, 무슨 길하면서 다양한 길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부산도 '갈맷길'이라 하여 등산 수준의 코스부터 가벼운 산책 수준의 코스까지 다양한 코스가 만들어져 있다. 워낙 걷는 것을 좋아하고, 경치 구경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나 역시 이런 걷기 코스에 관심이 많아 여러 곳을 찾아보고 다녀오기도 했다. 하지만 갈맷길이며, 올레길이며, 둘레길이며 다양한 걷기 코스들을 알고 있었지만, 동해안을 따라 쭉 올라가는 '해파랑길'이 있다는 사실은 그동안 몰랐다. 부산부터 강원도 고성까지 동해안을 따라 걷는 길로 부산, 울산, 경주, 포항, 영덕, 울진, 삼척 · 동해, 강릉, 양양 · 속초, 고성까지 10구간으로 나뉘어 있고, 각 구간을 몇 코스씩 나누어 총 50코스로 이루어져 있다(p.11)고 하는데, 그동안 어디에서도 들어보지를 못 했다. 그래서 <해파랑길을 걸어요>라는 제목을 달고 있던 이 시리즈가 눈에 들어왔는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걷기 코스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설렘과 기대로 비록 간접적이지만, 여행을 간다는 기분으로 책을 읽어보았다.

 

 

내가 이 책을 통해 다녀오게 되었던 곳은 강원도 '삼척'이었다. 해파랑길 31코스와 32코스에 해당하는 구간으로 신기한 동굴들이 많은 곳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1장에서는 전체적인 삼척의 볼거리와 자랑거리, 그리고 삼척의 역사에 대하여 소개하고, 2장부터는 1장에 소개했던 것들을 조금 더 상세하고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아동 서적이었기 때문에 굉장히 아기자기하게 만들어진 여행서였다. 그림도 많고 사진도 많았으며, 내용도 단순히 볼거리와 맛집 위주가 아니라 삼척과 관련된 전설이나 역사를 많이 소개하고 있었다. 부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삼척은 고려 마지막 왕인 공양왕이 잠들어 있는 공양왕릉이 있는 곳이라 고려의 마지막과 조선의 시작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 있기도 했다.

 

 

한국지리에 워낙 약한 나인지라 삼척이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는 감이 잘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책 겉표지를 펼치면 삼척 · 동해 구간인 해파랑길 28~34코스 지도가 나와 읽는 재미도 있고, 삼척을 지리적으로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다. 반드시 겉표지를 펼쳐놓고 책을 함께 보기를 권한다. 그래야 훨씬 이해하기에도 수월하고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도에는 책에는 나와있지 않던 해당 코스의 포인트도 나와 있고, 소요시간도 소개되어 있어 실제 여행할 때 유용한 정보들이 많기도 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깊이 있는 여행서는 아니었다. 하지만, 다른 여행서에서는 보기 힘든 삼척과 관련된 인물들의 소개며, 이야기며, 역사를 알 수 있었다는 점에서 어린이들에게도 나와 같은 어른들에게도 좋은 여행서지 않았나 싶다. 단순히 그 지역의 볼거리만을 제공하기보다는 그 길을 걷게 된다면 그 길에 담긴 역사와 수많은 옛사람들도 떠올리면서 걸을 수 있게 해주기도 했다는 점에서도 좋은 여행서였다는 생각이 든다.  

 

 

자녀와 함께 이 책을 따라 여행을 직, 간접적으로 가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고, 해파랑길을 여행하기 전에 해당 코스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읽기에도 좋을 것 같다. 새로운 풍경과 평소에 먹지 못 했던 맛난 음식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도 좋지만, 그 길에 담긴 역사와 관련된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만나본다면 여행이 더 즐겁고 의미 있지 않을까 싶다.

 

신기한 동굴들도 많고, 왕위에 오를 때도 눈물을 흘리고, 폐위될 때도 눈물을 흘렸다는 공양왕과 기발한 아이디어로 울릉도와 독도를 우리 땅으로 만든 이사부 장군까지 만날 수 있었던 삼척에 나도 꼭 한번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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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고전 콘서트 고전 콘서트 시리즈 1
강신주 외 지음 / 꿈결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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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은 도서도 인문학이다. '생각하는 십 대를 위한'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실제로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한 내용을 담고 있다. 앞전에 읽었던 <인문학 명강 - 서양 고전>도 강연을 바탕으로 한 책이었지만, 이번 책은 7권의 고전을 조금 더 상세하고 깊숙이 살펴본다는 점에서 <인문학 명강 - 서양 고전>과는 차이가 있었다.

플라톤의 <국가>로 시작되어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와 니콜라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장 폴 사르트르의 <구토>, 공자의 <논어>, 장자의 <장자>까지 총 7편의 고전을 담고 있다. 이 중에서 내가 실제로 읽었던 책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한 권 뿐이라 처음에는 이해가 될까 걱정을 많이 했다. 앞전에 읽은 책으로 고전과 많이 친해졌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또 새로운 고전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떨리고 걱정이 앞섰다.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 하나, 워낙 독서가 부족한 나인지라 정말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책을 펼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고전을 너무 어렵지 않으면서도 전반적인 내용과 핵심적인 부분을 잘 설명하고 있던 책이었다. 해당 고전을 통해 생각해야 할 것과 그 고전이 담긴 의미를 짚어주고 있어 막연히 혼자 읽으면 놓쳤을 부분들을 놓치지 않게 해주어 그 점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전반적인 내용을 요약하여 담고 있었기 때문에 정말 고전 7권을 제대로 다 읽은 느낌이었다. - 아니, 정확히는 6권을 제대로 읽은 느낌이었다. 마지막 <장자>는 핵심적인 부분 위주로 설명되고 있었던 터라 다소 한 권을 다 읽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기에 - 고전 설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작가에 대한 이해도 돕고 있어 한층 더 그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그동안 작품을 접할 때 - 특히 문학의 경우 - 작가의 생애가 왜 중요한가 싶은 적이 많았다. 온전히 그 작품 자체에 초점을 맞춰 감상하는 것을 중요시했기에 문학 시험을 보듯이 해당 작품의 작가의 연도며 그의 행적을 쫓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에 대해 알면 알수록 해당 작품에 대한 이해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작가가 평소 어떤 고민과 어떤 삶을 살았는지,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가 작품에 알게 모르게 스며들어 그 작품을 감상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말이다. 대표적인 작품이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었다. 예전에 읽을 때는 신선하다는 생각과 꽤 충격적이다,라는 느낌만 그 작품에서 받았다면 이번에는 마키아벨리가 그런 글을 쓸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그가 작품에 담고 싶었던 진심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던 것 같다. 단지 처세술을 담고 있던 작품이 아니라, 자신의 고국에 닥친 위기를 진심으로 걱정하며 극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썼던 책이기도 하다는 것을 말이다.

고전을 단순히 설명하고 해석하기보다는 해당 고전마다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그 고전에서 독자가 얻어 가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길잡이 역할을 해주고 있어 좋았던 책이기도 했다. 이런 부분이 다소 문학 공부를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지만, 해당 작품을 다양한 시각에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에는 좋았던 것 같다.

단, 유일하게 마지막 <장자>강연은 앞에 강연들과 달리 문학 수업을 받는 느낌보다는 인문학 특강을 듣는 느낌을 받았다. 앞에 강연자분들도 주대상인 고등학생들에게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해당 작품과 연결해 좋은 말들을 많이 하셨지만, <장자>강연의 강신주 철학자만큼 그 비중을 두고 있지 않았기에 더욱 그런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다양한 예시와 비유들로 이해하기에도 조금 더 친근하고 재미있었지 않나 싶다. 그분의 생각들이 모두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본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워낙 뚜렷하고 강하게 표현하시다 보니 핵심적인 부분들이 상대적으로 머리에 더 잘 들어왔던 것 같다. 그 점이 어떻게 보면 이 책의 목적이라 할 수 있는 한 권의 고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읽도록 하는 것에는 다소 벗어나 <장자>를 온전히 이해하는 데에는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단순히 <장자>를 자연과 벗 삼아 살아가는 삶에 대한 것이라고만 외우고 있던 나에게 다른 시각을 제공해주기도 하였기에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자유가 어떤 것인지, 사랑이 무엇인지 <장자>를 통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기에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한 강연이 끝날 때마다 실제 질의응답했던 내용도 수록하고 있어 다른 학생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던 것도 이 책의 장점이었던 것 같다. 읽으면서 나도 궁금했던 부분을 보충해서 더 알 수 있기도 했고, 미쳐 생각하지 못 했던 부분을 짚고 넘어갈 수도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었다.

책과 함께 페이크 노트도 부록으로 있었는데,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리하면서 읽는다면 더 오래 기억에 남고 전체적인 내용도 정리할 수 있어 좋을 것 같다. 이 책도 고전과 친해지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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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준 선물 - 아빠의 빈 자리를 채운 52번의 기적
사라 스마일리 지음, 조미라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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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대한민국에서 온 가족들이 모여 매일 저녁식사를 하는 집이 몇이나 될까? 우리 집도 온 가족들이 모여 앉아 식사 한 끼 하는 경우가 한 달에 손에 꼽을 정도로 몇 번 안된다. 저녁뿐만 아니라 아침마저도 각자의 생활이 바빠 두루 앉아 먹는 경우가 드물다. 그런데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한 가족이 가족들과 모여 식사를 하는 그 짧다면 짧을 수 있는 그 순간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있다. 비록 파병을 가는 세 아이의 아빠이자, 한 여자의 남편의 자리를 채우기 위해 남은 가족들이 시작하는 프로젝트지만, 처음으로 온 가족이 둘러앉아 식사를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할 수 있는 계기와 주변을 둘러보는 계기를 미국이라는 나라를 넘어 여기, 대한민국에까지 전하고 있다.

 

 

책표지부터 따뜻한 느낌이 들던 이 책은 스마일리 가족이 약 13개월간 아프리카로 파병을 떠나는 아빠이자, 남편인 더스틴 스마일리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1년 동안 52번의 저녁식사를 이웃 주민들과 함께 하는 프로젝트의 과정을 담고 있다. 둘째 아들인 오웬과 막내아들 린델의 '다 같이 식탁에 앉아서 밥을 먹는 게 좋아요.'(p.13)라는 말에서 구상되었던 이 "스마일리 가족과의 저녁식사 프로젝트"는 처음에는 순탄치 않았다. 첫 손님을 초대해놓고 갑자기 마음이 바뀌어버리는 아이들과의 갈등과 사교적이지 못한 성격으로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던 저자, 사라의 내·외적 갈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그 프로젝트를 실천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았음을 짐작게 했다. 하지만, 이들 가족은 52번이라는 저녁식사를 통해 서로 싸우고, 화해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가족 외의 타인과의 교류에도 적극적인 가족이 된다. 특히 사춘기에 접어들기 시작한 큰 아들 포드와 사라의 이야기는 그 또래의 아이를 가진 엄마들이 겪는 자녀와의 갈등과 그로 인한 힘겨움을 정말 솔직하게 담고 있어 부모의 역할에 대하여 그리고, 부모라는 역할이 얼마나 힘든 역할인지에 대하여 생각하게 했다. 때로는 아이 때문에 울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아들을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다가가려고 하던 사라의 모습을 보면서 부모라는 존재의 위대함과 부모의 역할이 결코 쉬운 것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원을 비롯해 유명 지역 인사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선생님과 주변 이웃들을 다양하게 초대하여 함께 식사를 하던 스마일리 가족의 모습은 정말 보는 내내 흐뭇했다. 특히나 초대받은 손님이 누구이든 똑같이 예의 바르게 행동하며 막내 특유의 다정함으로 다가가던 린델의 모습은 나이를 먹을수록 타인을 그저 똑같이 대하지 못하고 그 사람의 배경과 지위에 따라 달리 행동하게 되던 나를 반성하게 만들었다. 마음은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 막상 상황이 되면 그러지 못하던 나를 반성하고, 린델의 그러한 진솔한 마음가짐과 태도를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시장님과의 만남 후 자신이 누리고 있는 현실들이 얼마나 감사한지 깨닫고 자신과 가족들을 위한 저녁식사가 아닌 타인을 위한 저녁식사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던 포드를 통해서 자신이 누리고 있는 것을 나눌 줄 아는 포드가 진심으로 대견하면서 나도 그런 포드를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사춘기로 가끔 감정 조절이 되지 않아 엄마를 속상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아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를 달리 보게 되기도 했다.

그리고, 아픈 아이들이 입원해 있던 병원 방문에서 둘째 오웬을 통해 타인을 대하는 방법을 배울 수도 있었다. 형인 포드조차 아픈 아이들이 있는 병원 방문에서 어떻게 그들에게 다가가야 할지 몰라 엇나가는 순간에도 차분히 배변 통을 달고 다니던 친구와 함께 나란히 앉아서 카드를 만들던 오웬의 모습은 뭉클하기까지 했다.

세 아이 모두 때로는 철부지처럼 굴기도 하고, 삐치기도 하지만 엄마가 유방암에 걸려 슬퍼하는 친구를 배려하는 모습에서나 다른 주변 사람들을 이해하는 모습에서 어른보다 더 어른스러웠던 것 같다. 저녁식사를 통해 타인을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되고, 자신이 겪은 경험에 비추어 상대방을 배려하는 그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른인 나의 고개는 자꾸만 숙여졌다.

 

단순히 저녁식사의 의미를 깨닫게 된 것만이 아니라 이 책을 통해 많은 저녁식사 손님들을 간접적으로 만나면서 나 역시 다양한 사람들과 그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생각과 가치관을 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사라의 말처럼 스마일리 가족의 저녁식사는 단순히 외롭거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한 것만은 아니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서로 다른 생활 방식을 배우고, 이웃에 사는 다른 가족들과 저녁시간을 보냄으로써 놀라울 만큼 그들 자신을 풍요롭고 활기차게 만들어 주었다(p.231), 고 하던 그 말이 다 읽은 지금 정말 공감이 간다.

 

우리나라에도 수많은 군인가족들이 있는데,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계기도 되었던 것 같다. 파병을 간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가족들에게는 그것이 어떤 의미이고 슬픔인지 스마일리 가족을 통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동안 관심이 없었는데, 군인을 비롯해 그 가족들에게도 정말 진심으로 너무 감사하다.

 

 

번역과 편집이 깔끔하지 않아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저녁식사 - 꼭 저녁식사가 아니더라도 - 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고, 그러면서 서로를 잘 알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는지 알게 되었던 시간이었다. 가끔 지나가는 말로 "식사 한 끼 하자"라고 말하는데, 단순히 인사치레로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그 사람과 식사를 하면서 그 사람을 조금 더 알게 되는 시간으로 만들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새롭거나 특별한 사람과의 식사도 좋지만, 우선 내 주변에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 먼저 식사를 하는 시간을 내도록 노력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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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기황후 - 전2권 기황후
장영철.정경순 지음 / 마음의숲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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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전부터 말이 많았던 드라마 <기황후>가 논란과는 달리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나 역시 처음에는 보지 않다가 원나라로 배경이 바뀌면서 승냥이를 향한 타환의 사랑앓이에 빠져 뒤늦게 보게 되었다. 솔직히 나 같은 경우에는 역사왜곡이라는 논란 때문에 보지 않은 것도 있었지만, 드라마를 선택할 때 가장 우선시하는 게 드라마에 나오는 남자 배우다 보니 그다지 관심 밖이었던 두 남자 배우로 인해 보지 않은 것도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하지원이 나온다고는 하지만, 하지원만을 보고 사극을 보기에는 내가 사극에 취미가 없기도 했고 말이다. 그러다가 딱 타냥커플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이 드라마의 원작 소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해당 출판사에서 리뷰단을 모집하고 있다고 하여 신청하여 읽게 되었다.  그리고, 읽은 지 꽤 지난 지금에서야 리뷰를 작성하게 되었다. 어떻게 리뷰를 작성해야 할지, 어떤 입장에서 써야 할지 막막했기 때문이다.

해당 작품은 - 드라마와 소설 모두를 가리켜서 - 이미 앞서 언급했지만, 역사왜곡으로 지금도 논란이 있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드라마와 같은 창작물은 작가의 상상력과 표현을 최대한 인정해주자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러한 논란이 있을 때도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 드라마를 보기 시작하면서 중국 역사에서나 우리 역사에서나 악녀로만 묘사되던 기황후를 새롭게 조명해 그녀가 그렇게 악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사연과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준다면 문제 될 것이 없다고도 생각을 했다. 어쨌든 역사는 결과적인 부분만 기록이 되는 것이고, 아무리 악한 사람이라도 아무 이유 없이 악한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기에 그 부분을 작가가 상상력을 동원해 잘 그려준다면 큰 문제는 없지 않을까,라는 입장이었다. 더욱이나 조선사와 달리 고려사는 그 기록이 상세하지 못하다는 점에서 그런 생각을 더했던 것도 있었다.

하지만, 이 소설을 접하면서 나의 이런 생각을 다시 한번 점검해보는 계기를 가져보았다. 왜냐하면 내 기존 생각을 그대로 유지하기에는 이 소설은 역사 문외한이고, 창작의 자유를 크게 인정해주자는 입장인 나로서도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은 이 소설을 드라마와 비교하면서 소설의 문제점과 그럼에도 이 소설이 가지고 있었던 장점에 대한 글을 쓰면서 창작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허용될 수 있는 범위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도 밝혀볼까 한다.

 

Ⅰ. 문제점 및 아쉬웠던 부분.

 

하나, 정의롭고 자비로운 충혜왕?

 

드라마에서의 '왕유'가 원작에서는 충혜왕으로 등장한다. 워낙 역사적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왕이다 보니 <기황후>의 역사왜곡 논란 중심에 있기도 했던 인물이다. 그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드라마에서는 원작과 달리 왕유라는 가상인물로 설정해서 등장시키고 있다. 드라마를 먼저 본 나로서는 그래서 드라마를 보는 내내 이 캐릭터가 거북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이런 왕이 정말 있었더라면, 하는 마음까지 생기게 했던 캐릭터였다. 하지만, 이름이 가지고 있는 힘은 대단했기에 왕유에서 충혜왕으로 바꿔 나오는 소설은 굉장히 거북스러웠다. 고려사를 잘 알지 못하는 나이지만, 예전에 보았던 드라마 <신의>에서 잠깐 등장했던 충혜왕의 모습과 당시 인터넷을 통해 검색해서 알게 되었던 그의 악행들이 떠올라 백성들을 그 누구보다 사랑하고, 자신의 무능력함에 힘들어하며, 고려의 주권을 되찾기 위해 용맹하게 싸우던 그의 모습은 많이 불편했다. 그리고 그가 그렇게 망나니 생활을 했던 이유가 자신을 견제하는 왕고와 원나라를 속이기 위함이었다는 설정도 왕유라는 이름으로 접했을 때는 거부감이 없었지만, 충혜왕이라는 이름으로 접하니 많이 불편했다. 원작 소설에서도 드라마에서처럼 가상인물로 대체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많이 아쉬웠던 부분이다. 비록 충혜왕이 고려 상권을 일으키고 고려의 부흥을 도모하고자 했다는 역사적 사실도 있기는 하나, 이마저도 백성들을 위함이 아니라 본인의 안위를 도모하고 유흥을 즐기기 위함이었다는 의견들이 주류인 만큼 충혜왕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소설에 대한 반감을 일으키는 부분도 컸다고 생각한다.

둘, 경화공주는 거짓말쟁이?

 

이 부분은 가장 거북스럽고, 불편했던 부분이었다. 내가 알기로는 경화 공주는 충혜왕에게 사지가 묶여 강간·폭행을 당한 피해자로 알고 있는데, 소설에서는 경화 공주가 왕위를 노리는 왕고와 짜고 충혜왕을 밀어내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등장한다. 원나라 공주였던 그녀가 실제로 고려를 업신여겼을 가능성도 있지만, 어쨌든 역사적으로 강간의 피해자라 명시되어 있는 그녀를 그런 식으로 왜곡해 등장시킨 것은 명백히 작가들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우리나라 일본군 위안부1 할머니들을 떠오르게 해 더욱 불편했고, 경화 공주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게 했다. 현재 일본의 역사왜곡에 목청을 높이고 있는 우리이면서 우리는 다른 민족의 여인을 그런 식으로 두 번 죽일 수 있는 것인지 진지하게 물어보고 싶다. 창작의 자유를 빌미로, 소설이라는 이유로 허구니 인정해야 한다면, 만일 일본이 같은 이유를 들면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왜곡할 경우, 그때도 소설이니까, 허구니까 괜찮아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 뭐 실제로 자발적인 위안부니 뭐니 하면서 왜곡하고 있지만 말이다 - 아니, 민족이니 국가니 이런 걸 떠나서 한 개인의 인권을 두고 생각해도 이는 적절치 못한 처사라고 생각한다. 경화 공주는 역사학자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없는 명백한 폭행의 피해자이다. 작가의 창작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왜곡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소리다.

다행히도 드라마에서는 충혜왕이 왕유라는 가상인물로 변경됨에 따라 경화 공주 캐릭터도 사라졌고, 해당 내용도 변경되었다고 한다.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소설에서도 이 부분이 수정이 되거나 삭제가 되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그건 불가능함을 알기에 더는 언급하지 않겠다. 하지만, 이 부분 때문에라도 이 소설을 다른 사람들에게 권하기가 꺼려진다는 점은 확실히 하고 싶다.

셋, 고려인의 핏줄이 원나라 황실로?

 

최근에 왕유와 승냥이의 사이에서 아들이 태어났고, 이 아이를 타나실리가 데려가면서 어엿한 고려인이 원나라 황태자가 되었다. 열심히 타냥커플을 지지하면서 보고 있던 나에게 찬물을 끼얹는 스토리라 이때부터는 본방사수를 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이런 개인적인 이유를 떠나서 소설에서 이 부분이 마땅치 않게 느껴졌던 이유는 우리나라 역사도 아닌 타국의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염려 때문이었다. 과거에 황족은 존귀함을 넘어서 그 나라 자체이기도 했다는 점에서 중국이나 우리나 다를 바가 없다. 그만큼 황족이 지닌 상징성이 크다. 그런데 이 황족의 족보를, 그것도 타국의 족보를 마음대로 창작한다는 것은 다소 위험한 행위가 아니었나 싶다.

 

넷, 기황후와 관련된 역사적 진실은 어디에?

 

앞에서 언급했지만, 나는 창작자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두어 그 잔가지들에 대하여 창작자의 자유로 맡기자는 것이지, 기존의 역사적 사실과 결과를 무시하자는 의미는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다소 아쉬웠다. 기황후를 재해석한 것은 좋았지만, 소설이 끝날 때까지도 기황후가 고려에 군사들을 보낸 것등 그녀가 저지른 악행에 대한 말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오직 고려를 그리워하고 고려를 걱정하던 한 여인으로만 묘사해버렸기에 기황후를 재해석했다기보다는 새로운 인물을 창조했다는 느낌을 더 강하게 받았던 것 같다. 기황후가 역사에서 악녀로 묘사될 정도로 그녀가 그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차라리 설득력 있게 그렸더라면 적어도 역사적 진실을 무시했다는 느낌은 받지 않았을 텐데 그 점이 많이 아쉽다.

 

다섯, 인물의 내면 심리와 관계 묘사가 세밀하지 못 했던 소설

 

문제점을 지적하다 보니 결국에는 역사왜곡 논란과 그 맥을 같이 하게 되는 것 같다. 이는 소설 구성은 그다지 흠잡을 때가 없었기 때문인 듯하다. 다만, 2권의 장편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인물들의 내면 심리가 부각되지 못하고 세밀하지 못 했던 점은 조금 아쉬웠다. 스토리가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다 보니 아무래도 이런 세밀한 부분은 놓쳤던 것 같다. 드라마에서는 비교적 인물들의 심리묘사며, 관계 묘사가 구체적이고 세밀해서 그런 느낌을 받지 못하다가 소설을 접하니 더욱 그런 느낌을 받았던 것도 있지 않나 싶다. 문제점이라고 하기에는 그렇고 이 부분은 부족해서 다소 아쉬웠던 부분이었다.

Ⅱ.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지고 있던 장점.

 

하나, 재미있는 소설

 

위에서 언급한 문제점들이 있기는 했지만, 해당 작품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바로 몰입해서 읽고, 보게 만드는 "재미"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혹자는 이 이유만으로도 소설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고도 하던데, 그 말도 일리가 있는 것 같다. 전개도 굉장히 빠르고, 사건과 사건들이 흥미를 유발하기에는 충분했다. 역사왜곡이라는 부분만 빼고 순수 창작물로만 본다면 분명 이 작품은 너무나도 재미난 소설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둘, 탄탄한 구성  

 

1라운드 : 기승냥 vs 타나실리 일가의 싸움이나 2라운드 : 기황후 vs 백안 장군의 정치 싸움은 탄탄한 구성 위에서 그 빛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자칫 잘못하면 갈등이 반복되어 지루할 수도 있었데, 그런 느낌을 받지 않고 오히려 궁금해하면서 읽어나갔던 것 같다. 지략들이 기발하다는 생각은 많이 들지 않았지만, 어느 한쪽으로 튀는 것 없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전개가 되었기에 구성하나는 정말 나무랄 데가 없는 것 같다.

 

셋, 기황후를 재해석하고자 한 노력

 

역사적 인물에 대한 평가는 역사학자들의 충분한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창작물에서까지 그렇게 심한 잣대를 대고 싶지는 않다. 적어도 역사적 진실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재해석은 그 여지가 있다면 누구나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많은 역사적 왜곡 논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사에서 악녀로만 묘사되기만 했던 기황후를 한 인간으로 바라보고자 했던 것과 알려지지 않은 그녀의 공로를 알리고자 했던 부분은 좋게 보고 싶다. 그리고 그녀를 통해 당시 고려 여성들의 애환과 힘겨운 삶을 엿볼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도 이 소설을 마냥 부정적으로 볼 수 없을 것 같다.

 

전체적으로 역사왜곡이라는 부분만 아니면 좋은 소설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재미있고, 구성도 탄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사왜곡이라는 부분이 많이 걸리는 소설이었기에 정말 많이 아쉽다. 읽는 내내 가슴 한편이 무거웠다.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작가님들의 책이었기에 더 안타깝기도 했다. 차라리 '기황후'라는 제목으로 하지 말고, 기황후라는 인물과 연결되지 않는 제목으로 하여 모티브만 기황후라는 인물에서 가져왔다고 했더라면, 그래서 온전히 허구에 가까운 이야기라고 했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는 상당 부분이 소설과 달리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난 계속 소설과는 다르게 전개되었으면 좋겠다. 역사적 왜곡 논란을 덜 부르는 방향으로 말이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드라마에서 전개되고 있는 내용은 크게 문제 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난 창작의 자유를 넓게 인정해주고 싶다. 대신 그 자유에 따른 책임도 함께 지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다른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거나, 혼란을 줄 수 있다거나 하는 요소는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주주의에서 말하는 자유는 어디까지나 타인의 자유를 침범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인정된다. 따라서 창작의 자유도 그 범위 내에서만 인정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소설은 역사왜곡이라는 비판에서 확실히 자유로울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냥 소설인데 뭐 그리 진지하게 보냐고 할 수도 있지만, 순수 소설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이것이 역사적 진실인 양 받아들이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그 말에 동조할 수가 없다. 적어도 이는 타이틀 기황후라는 인물만을 재해석했을 때 가능한 말이지, 그 주변 인물들까지 어떠한 사회적 합의도 없이 모두 재해석했을 때는 수긍할 수 없는 말이라 생각한다. 전문가도 아니고, 역사학자도 아니지만 적어도 역사적 인물들을 새로이 재창조한 느낌이 들 정도로 역사를 왜곡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역사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제대로 모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말이다.

 

다음에는 부디 작가님들이 조금만 더 신중하게 글을 써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며, 이 책을 읽어보고자 하는 분들께는 <기황후>라는 타이틀을 생각하지 말고, 단지 허구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읽기를 권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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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란 무엇인가 - 포수는 야구를 어떻게 결정짓는가?
정철우.김정준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프로야구 시즌이 되면 대한민국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워진다. 내가 살고 있는 부산도 그 시즌이 되면 유독 많은 사람들이 야구에 열광하며 여기저기서 쉽게 야구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작년에는 그런 분위기가 많이 사그라졌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남녀노소 할거 없이 모두들 야구장을 찾아다니고, 여기저기서 야구 하나로 친구가 되곤 했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 속에서도 난 한 번도 야구 경기를 제대로 본 적이 없고, 야구장을 찾아가본 적이 없다. 오히려 그 시즌이 되면 아빠랑 리모컨 주도권을 두고 싸움을 해야 했기에 - 특히나 롯데자이언츠 경기가 있는 날이면 더욱 - 야구 시즌이 되면 항상 불만이었다. 그런 나에게 이번에 서포터즈 활동으로 주어진 책이 야구, 그것도 포수에 대한 도서였다. 야구에 워낙 관심이 없다 보니 포지션도 투수와 타자 말고는 제대로 아는게 없던 나로서는 다소 당황스러웠다. 관심이 가지 않으니 흥미도 쉽게 생기지 않았고, 어렵게 느껴지기도 해 읽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손이 쉽게 가지 않아 몇 번을 다시 읽곤 했던 것 같다. 하지만, 다 읽고 난 지금은 야구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생기고, 알게 된 것 같아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나는 야구 쪽으로는 심한 문외한이다. 그러다 보니 이 책이 얼마나 전문가적으로 정확히 쓰였는지, 부족한 부분은 무엇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생초짜인 내가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것과 깨닫게 된 것들, 그리고 책의 구성이 어땠는지를 감상평으로 남겨볼까 한다.

 

내가 아는 야구 선수는 이대호와 류현진, 박찬호, 추신수 등 열 손가락을 채 못 채운다. 언론을 통해 많이 접해본 사람들만 겨우 알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 내가 정확히 아는 야구 포지션도 투수와 타자 달랑 이 두 포지션뿐이었다. 던지는 사람과 치는 사람 이렇게만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 보니 창피하지만, 포수가 타자와 투수 중 어느 쪽과 같은 팀인지 솔직히 몰랐다. 또 그들이 무슨 역할을 하는 사람들인지도 정확히 몰랐다. 그냥 단순히 날아오는 공을 타자가 치지 못하면 받는 사람, 뭐 이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런 내가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포수가 투수와 한 팀이고, 이 투수가 던지는 공을 '잘' 받아서 점수를 확보하는 역할을 하는 존재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포수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 포지션인지, 더 나아가 포수가 가지고 있어야 하는 마음가짐과 능력에는 무엇이 있는지, 포수의 기본 동작에는 또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등 말 그대로 포수의 전반적인 부분을 배울 수 있었다.

 

포수 입문서 용도로 쓰인 책이라 그런가 굉장히 설명이 구체적이고 친절한 편이었다. 내가 워낙 문외한이다 보니 아주 기본적인 것들도 몰라 검색하고 찾아본다고 시간이 걸렸던 것이지 기본적인 야구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읽기에는 부담 없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책 전반적으로 이해를 돕기 위한 그림들이 많아 도움이 많이 되기도 했다. 물론 이 역시 워낙 야구 쪽으로는 잘 모르다 보니 그림을 봐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의미를 제대로 파악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기는 했지만 말이다.

 

단지 포수라는 한 포지션에 초점을 맞춰 설명을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야구를 전반적으로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그라운드에서 존재감 없다고 생각했던 포수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책이 아닐까 싶다. 묵묵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는 그들에게 새삼 그동안 알아주지 못한 것이 미안하다. 그동안 투수가 중요하다 생각했는데, 투수도 제대로 된 포수가 없다면 그 실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니 포수라는 자리도 굉장히 중요하고, 대단한 자리라는 생각이 든다.

 

심리학자가 되어 투수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항상 헤아리고, 배려하면서 경기 전체를 바라볼 줄 아는 통찰력과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판단력도 가지고 있어야 하는 포수. 그렇게 많은 능력이 요구됨에도 정작 스포트라이트는 쉬이 받을 수 없는 포지션. 그동안 투수가 야구에서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기회로 무엇보다 뒤에서 묵묵히 투수를 받쳐주고 있는 포수도 투수 못지않게 중요함을 깨닫게 되었다.

 

투수와 달리 포수는 현재 미래 야구를 이끌어갈 세대가 충분치 않고, 미래 세대들을 제대로 교육할 코치진도 부족한 실정이라고 한다. 부디 이 책을 통해 야구 선수를 꿈꾸는 꿈나무들이 포수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

 

비록 이 책 한 권으로 갑자기 야구에 관심이 생겼다거나, 야구에 대하여 해박한 지식을 얻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 책을 읽기 전과는 달리 분명 야구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는 계기는 되었던 것 같다. 야구를 좋아하고, 잘 아는 사람에게는 책 내용을 분석하면서 포수에 대한 새로운 시각도 가질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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