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고전 콘서트 ㅣ 고전 콘서트 시리즈 1
강신주 외 지음 / 꿈결 / 2014년 2월
평점 :
이번에 읽은 도서도 인문학이다. '생각하는 십 대를 위한'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실제로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한 내용을 담고 있다.
앞전에 읽었던 <인문학 명강 - 서양 고전>도 강연을 바탕으로 한 책이었지만, 이번 책은 7권의 고전을 조금 더 상세하고 깊숙이
살펴본다는 점에서 <인문학 명강 - 서양 고전>과는 차이가 있었다.
플라톤의 <국가>로 시작되어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와 니콜라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장 폴 사르트르의 <구토>, 공자의 <논어>, 장자의 <장자>까지 총 7편의 고전을 담고
있다. 이 중에서 내가 실제로 읽었던 책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한 권 뿐이라 처음에는 이해가 될까 걱정을 많이 했다. 앞전에 읽은
책으로 고전과 많이 친해졌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또 새로운 고전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떨리고 걱정이 앞섰다.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
하나, 워낙 독서가 부족한 나인지라 정말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책을 펼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고전을 너무 어렵지 않으면서도 전반적인 내용과 핵심적인 부분을 잘 설명하고 있던 책이었다. 해당 고전을 통해 생각해야
할 것과 그 고전이 담긴 의미를 짚어주고 있어 막연히 혼자 읽으면 놓쳤을 부분들을 놓치지 않게 해주어 그 점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전반적인
내용을 요약하여 담고 있었기 때문에 정말 고전 7권을 제대로 다 읽은 느낌이었다. - 아니, 정확히는 6권을 제대로 읽은 느낌이었다. 마지막
<장자>는 핵심적인 부분 위주로 설명되고 있었던 터라 다소 한 권을 다 읽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기에 - 고전 설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작가에 대한 이해도 돕고 있어 한층 더 그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그동안 작품을 접할 때 - 특히 문학의 경우
- 작가의 생애가 왜 중요한가 싶은 적이 많았다. 온전히 그 작품 자체에 초점을 맞춰 감상하는 것을 중요시했기에 문학 시험을 보듯이 해당 작품의
작가의 연도며 그의 행적을 쫓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에 대해 알면 알수록 해당 작품에 대한
이해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작가가 평소 어떤 고민과 어떤 삶을 살았는지,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가 작품에 알게
모르게 스며들어 그 작품을 감상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말이다. 대표적인 작품이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었다. 예전에 읽을
때는 신선하다는 생각과 꽤 충격적이다,라는 느낌만 그 작품에서 받았다면 이번에는 마키아벨리가 그런 글을 쓸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그가 작품에
담고 싶었던 진심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던 것 같다. 단지 처세술을 담고 있던 작품이 아니라, 자신의 고국에 닥친 위기를 진심으로 걱정하며
극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썼던 책이기도 하다는 것을 말이다.
고전을 단순히 설명하고 해석하기보다는 해당 고전마다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그 고전에서 독자가 얻어 가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길잡이
역할을 해주고 있어 좋았던 책이기도 했다. 이런 부분이 다소 문학 공부를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지만, 해당 작품을 다양한 시각에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에는 좋았던 것 같다.
단, 유일하게 마지막 <장자>강연은 앞에 강연들과 달리 문학 수업을 받는 느낌보다는 인문학 특강을 듣는 느낌을 받았다. 앞에
강연자분들도 주대상인 고등학생들에게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해당 작품과 연결해 좋은 말들을 많이 하셨지만, <장자>강연의 강신주
철학자만큼 그 비중을 두고 있지 않았기에 더욱 그런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다양한 예시와 비유들로 이해하기에도 조금 더 친근하고 재미있었지
않나 싶다. 그분의 생각들이 모두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본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워낙 뚜렷하고 강하게 표현하시다 보니 핵심적인
부분들이 상대적으로 머리에 더 잘 들어왔던 것 같다. 그 점이 어떻게 보면 이 책의 목적이라 할 수 있는 한 권의 고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읽도록 하는 것에는 다소 벗어나 <장자>를 온전히 이해하는 데에는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단순히 <장자>를
자연과 벗 삼아 살아가는 삶에 대한 것이라고만 외우고 있던 나에게 다른 시각을 제공해주기도 하였기에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자유가 어떤
것인지, 사랑이 무엇인지 <장자>를 통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기에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한 강연이 끝날 때마다 실제 질의응답했던 내용도 수록하고 있어 다른 학생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던 것도 이 책의
장점이었던 것 같다. 읽으면서 나도 궁금했던 부분을 보충해서 더 알 수 있기도 했고, 미쳐 생각하지 못 했던 부분을 짚고 넘어갈 수도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었다.
책과 함께 페이크 노트도 부록으로 있었는데,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리하면서 읽는다면 더 오래 기억에 남고 전체적인 내용도 정리할 수 있어
좋을 것 같다. 이 책도 고전과 친해지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