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쯤인지 모르겠는 오늘
이보람 지음 / MY(흐름출판)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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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이후로 나는 SNS를 즐겨 하지 않는다. 고작해봐야 카카오톡이랑 블로그가 다이다. 그마저도 카카오톡은 카카오스토리 같은 다른 것에 가입하지 않고 딱 메시지 기능만, 블로그도 요즘 많이 활성화되어 그렇지 가족과 친구 2명 외에는 주변 사람들에게는 알리지 않고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그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다는 페이스북도 그저 가입만 되어 있고, 인스타그램은 할 줄도 모른다. 그런 나이기에 인스타그램 스타라는 말은 낯선 단어였다. 그러니 인스타그램 스타 이보람이라는 사람도 내게는 낯선 사람이었다. <어디쯤인지 모르겠는 오늘>이라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말이다.

한동안 마음을 못 잡고 갈팡질팡했다. 거기에는 몸은 이미 크다 못해 이제 늙어가고 있는데, 마음은 여전히 아이이고 싶은 것에서 오는 몸과 마음의 괴리감이 한몫하고 있었다.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아.

나의 이 말에 한 친구는 넌 이미 어른이라고 했다. 나이가 몇 살인데 철없는 소리냐고 했고, 정신 차리라고도 했다. 그때 알았다. 아, 내 나이에 이런 얘기는 아무한테나 하면 안 되는 거구나. 그 뒤로는 다른 사람에게 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저 혼자 <피터팬>이나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와 같은 책들을 읽으며 이런 내 마음의 이유를 찾고 간접적으로나마 공감을 얻으려고 할 뿐. <어디쯤인지 모르겠는 오늘>도 그런 맥락에서 읽게 된 책이다.

아이라고 하기에는 이미 다 커버렸고
어른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이른,
한 소녀의 위로와 작은 속삭임!

이 문구가 나를 이 책을 펼치게 만들었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다는, 내 마음에 대한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기대감으로.

<어디쯤인지 모르겠는 오늘> 표지

분홍 분홍 한 표지와 속지가 참 예쁜 책이었다. 중간중간 감성 사진들도 예뻤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글이 참 예쁜 책이었다. 유머러스한 글귀는 없었지만 섬세한 글귀들이 토닥토닥 거리는 느낌이 참 좋았다. 괜찮다고,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그 마음 안다고 말하는 듯해 읽는 내내 정말 위로를 받는 기분이 들었다.

누군가의 일기장을 훔쳐보듯 그렇게 이 책을 읽어나갔다. 어디에도 말할 수 없었던 내 감정들이 이 책 속에 글자가 되어 새겨져 있는 것을 보면서 내 마음이 들킨듯해 화끈거리다가도 나 말고도 이런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있구나, 싶어 안도하기도 했다.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에게서도 얻지 못했던 공감을 또 이렇게 책을 통해 얻었다.

아이와 어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마음을 이해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면 기꺼이 이 책을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해결책은 없다. 어른이 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지도 않다. 하지만 아이도 아닌 어른도 아닌 상태에서 오는 수많은 감정들을 공감해주고 조용히 위로해주는 책이기에 분명 그 방황하는 마음을 이해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랬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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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자금이 없습니다
가키야 미우 지음, 고성미 옮김 / 들녘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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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서 요즘 많이 다루는 주제 중 하나가 노인인구 증가로 인한 고령화 시대가 아닐까 싶어요. 부양해야 할 고령인구는 증가하는데 취업난에 따른 결혼, 출산 포기로 그를 뒷받침해줄 젊은이 수가 점점 줄어들어 사회문제라는 기사가 연신 보도되고 있습니다.

한때는 연금만으로도 살만했지만 점점 줄어드는 연금과 생각보다 더 길어진 수명으로 많은 사람들이 노후 걱정을 하고 있지요. 특히 교육열이 높은 한국 사회에서 자식들 뒷바라지하느라 자신의 노후를 준비 못하신 부모님들이 꽤 되실 거라고 생각해요. 저희 집만 보더라도 저희 키우시느라 부모님이 제대로 된 노후준비를 못해 놓으셨으니까요.

자식인 저라도 돈 많이 벌어 부모님을 제대로 부양할 수 있다면 정말 더할 나위 없이 좋을 텐데... 팍팍해지는 현실 앞에 점점 자신이 없어지는 요즘입니다. 어떤 날은 잘못된 것인지 알면서도 우리 부모님이 조금만 경제적 능력과 여유가 있으셨다면 지금 내가 좀 덜 부담스럽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한답니다. 참 못난 딸이 아닐 수 없죠.

그래서 가끔 그런 생각도 해요. 결혼을 아예 안 하거나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포기하고 부모님 노후를 책임지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님 노후까지 책임질 자신이 솔직히 지금은 없다 보니 이런 생각도 종종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렇듯 제게는 요즘 가장 큰 고민이 늦어버린 결혼, 출산이 아닌 부모님의 노후입니다. 쥐꼬리만한 부모님 연금으로는 지금보다 더 힘들게 사실게 뻔한데 자식으로서 그런 모습은 또 보고 싶지 않더라고요.

그래서일까요? 이런 고민들로 머리가 복잡한 때에 <노후자금이 없습니다>라는 일본소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소설은 좋아하지만 일본소설은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보니 다른 날 같았으면 그냥 넘겼을 소설인데 <노후자금이 없습니다>라는 이 제목에 책을 펼치게 되었답니다.

이 소설은 아츠코라는 평범한 주부가 자신의 노후자금을 사수하는 이야기입니다. 생각 못 한 구조조정과 나이 드신 부모님의 부양, 그리고 시아버지의 비싼 장례식 비용과 자식 뒷바라지도 못 자라 거금의 결혼식 비용 부담까지 점점 줄어드는 통장 잔고를 보면서 자신의 노후자금을 걱정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들어오는 돈은 없고 나가는 돈만 있는 상황에서 아츠코는 어떻게든 통장 잔고가 더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아등바등 거리지요.

우리보다 일찍 고령화 시대에 접어든 일본이기에 소설 속에는 이제 막 우리가 고민하며 걱정하기 시작한 문제들도 있었고, 아츠코와 시어머니가 했던 연금 사기와 같은 아직 우리에게 닥치지는 않았지만 어쩌면 당장 내일이라도 뉴스를 통해 접할 수 있는 문제들도 담겨 있었습니다.

취업난 등으로 먹고살기 힘든 자식들이 부모의 연금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모습과 그 연금이 끊어질까 봐 부모의 실종이나 사망을 알리지 않은 채 연금 사기를 저지르는 모습은 아직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곧 우리의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마음이 무거워지게 했던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어요. 아주 다행스럽게도 "역시 소심한 사람은 정직하게 살아야 하나 보다."(p.298)라는 아츠코 시어머니의 깨달음으로 연금 사기는 막을 내리지만 말이죠.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일본이나 한국이나 허례허식이 문제라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습니다. 비싼 장례식 비용도 그렇고 비싼 결혼식 비용도 그렇고 당사자와 가족들을 위한 것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겉만 번드레하니까요. 그런 면에서 아츠코의 친구 사츠키네가 참 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은 없고 겉만 치장한 장례식이 아닌 고인과의 지난날을 추억하며 비록 형식이나 절차는 간소하지만 가족들이 온 마음을 다해 장례를 치르니까요. 괜히 없는 형편에 다른 사람들 시선을 생각해 무리하게 격식을 차려 상을 치르는 것보다는 훨씬 보기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습니다. 부모님의 노후를 걱정한다면 제 앞가림은 제가 해야겠다,라고 말이죠. 그게 부모님의 노후를 책임질 수 있는 가장 안전하고 또 부모님이 기뻐하실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님에게 더는 손 벌리지 않는 거, 부모님 걱정하시지 않게 알아서 이 세상을 잘 살아가는 게 부모님의 얼마 되지 않는 노후자금을 지켜드리는 일이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그래야 부족한 부모님의 노후자금을 제가 조금이라도 보태드릴 수도 있겠구나 싶기도 하고요.

<노후자금이 없습니다>는 이제 막 고령사회에 접어든 우리에게 앞으로 닥칠 문제들을 미리 경험하게 해주던 소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아츠코와 그 친구들이 처한 상황을 통해 미리 우리 미래를 준비하고 비록 지금 노후자금이 없어서 절망스럽더라도 살아내다 보면 이 또한 견딜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던 소설이었던 것 같아요. 더불어 돈 때문에 싸우기도 하지만 그래도 나의 핏줄인 가족들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되는 가족소설이기도 했고요.

여전히 노후자금은 부족하지만 그래도 거기에서 또 나름의 행복을 찾아내는 아츠코처럼 저도 저희 가족도 그렇게 살아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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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청소 - 사소한 일에도 쉽게 울적해지는 당신을 위한 멘탈 처방전
지멘지 준코 지음, 김은혜 옮김 / 다산4.0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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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앓는 병은 무엇일까요?
많은 질환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마음의 병, 우울증이 아닐까 싶어요.
살면서 단 한 번도 마음이 아프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마다 느끼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다들 한 번씩 이 우울증이라는 친구를 만나게 되죠.

예민한 성격을 가진 전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자주 그리고 많이
이 우울증이라는 친구를 만나고는 하는 것 같아요.
특히 요즘 심하게 자주 만나지 않았나 싶어요.
무기력증이라는 친구와 함께 말이죠.

우울증도 습관이 될 수 있다는 말을 어디에서 들었기에
습관이 되기 전에 회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것저것 찾던 중
노란 표지에 <감정 청소>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이 책을 만나게 됐습니다.

'집안 청소도 아니고 감정을 청소해?'
이런 생각을 하며 첫 장을 넘겼어요.
그리고 첫 장에서 이런 글귀를 만났죠.

지금은 자신을 100% 긍정할 수 없더라도 좋습니다.
부디 작은 부분에서부터 자신의 장점을 발견하고
자신을 사랑해 주세요.

나 자신을 사랑하기.
타인을 사랑하는 것보다 저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 더 힘든 저이기에
이 말은 한동안 곱씹게 되더군요.
작은 부분부터 나의 장점을 발견해 사랑해주라고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당장 생각나는 장점이 딱히 없더라고요.
그래서 더욱 이 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조금은 무거운 마음으로,
조금은 기대를 가지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모두 34가지의 회복 습관을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책 분량이 너무 적어 내용이 빈약한 거 아닌가 걱정을 했었는데,
설명이 부족한 부분도 간혹 있기는 했지만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생활습관들을 다루고 있는 책이라
크게 모자란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답니다.

34가지 방법이 어떻게 보면 많으면 많다고 할 수 있고,
적다면 적을 수도 있는 양이지 않나 싶어요.
모두 다 해보면 좋겠지만
그걸 다 외울 정도로 머리가 좋지도 못하고
-하는 것도 없으면서- 시간에 늘 쫓기듯 사는 저이기에
몇 가지만 추려 일단 해보려고 해요.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걱정이 많은 사람, 부정적인 사람, 쉽게 자신을 탓하는 사람,
실패를 많이 하는 사람, 사소한 일에 짜증을 많이 내는 사람,
너무 신중한 사람, 과거에 얽매여 사는 사람.
사소한 일에도 쉽게 울적해지는 모든 사람들에게 꼭 권합니다.
<감정 청소>를 통해 멘탈 처방전을 받아보시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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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하나 위로 둘
동그라미 지음 / 경향BP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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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라는 작가를 아시나요?
전 이번에 읽은 <상처 하나 위로 둘>이라는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작가님인데요,
오늘은 이 작가님의 책을 소개할까 합니다.

아무래도 책 자체가 공감 혹은 감성 에세이이기 때문에
마음에 콕 와 박혔던 좋은 글들을 소개하는게
이 책을 설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아
제가 읽으면서 접은 모서리들 중 몇 개를 추려 리뷰를 하도록 할게요!

# 나만 놓아버리면 끝나는 관계

p. 76

인간관계에서는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고 하죠? 근데 그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게 참 힘든것 같아요.
첫번째로 소개해드릴 나만 놓아버리면 끝나는 관계는 공감도 되면서 한편으로는 저를 반성하게 만들었던 글이었답니다.
음 상대방이 누구이냐에 따라 전 제가 붙들고 있는 관계를 맺고 있기도 하고, 제가 붙들려 있는 관계를 맺고 있기도 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비참해지기도 상대방을 비참하게 만들기도 했던 것 같네요.
이 글을 읽으면서 어떤 쪽이든 한쪽만 노력하는 관계는 건강하지 못한 관계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더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제가 비참해지지도 상대방을 비참하게 만들지도 않는 건강한 인간관계를 유지해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다

p. 130

가끔 너무 편해져 상대방을 소홀히 대하는 경우가 있어요. 편하고 친하니까 신경을 덜 써도 괜찮다고 생각할 때가 있답니다. 그럴때마다 마음에 새기면 좋은 글인 것 같아 남겨봅니다. 편하다는 이유로 저에게 함부로 했던 사람에게는 가차없이 등을 돌리면서 제가 편하다는 이유로 상대방에게 함부로 했을 때는 이것도 못 이해해, 라고 생각했던 저를 반성해봅니다.

# 내려두기

p. 136

지금 제 손에서 움켜쥐고 놓지 못하는 많은 것들을 떠올리게 했던 글이에요. 그저 그 손을 펼치기만 하면 되는데 그게 참 안되네요. 지키려고 노력해야지만 지켜지는 것이라면 어느 순간에라도 무너지게 된다, 라는 말이 참 아프네요. 노력해도 안된다는 말 같아서요. 그래도 마지막에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길을 선택하는 것, 이라는 말로 위로를 삼아 봅니다.

# 내 편, 네 편

p. 161

토닥토닥.
듣고 싶은 말을 이렇게 <상처 하나 위로 둘>을 통해 듣게 되네요. 혹 지금 자신의 편이 없다고 느끼는 분들이 계신다면 이 글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 내 선택이 정답입니다

p. 171

내가 지금 이것을 포기하면 후회를 덜 할 수 있을까. 정말 난 이것에 최선을 다했을까.
이 질문에 '아니오.'라고 대답했다면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걸까요? 늦지도 않았고 빠르지도 않다, 라는 말이 맞는 말이었음 좋겠어요.

# 인간관계에는 선택이 필요하다

p. 208

유독 이번에는 인간관계와 관련해 접은 모서리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 중 하나인 인간관계에는 선택이 필요하다는 특히 공감이 많이 가던 글이었답니다. 예전에는 인맥은 중요하다는 생각에, 그리고 관계를 쉽게 끊는것은 좋지 않다는 생각에 불편한 사람하고도 억지로 인연을 이어가기도 했는데, 결국에는 그런 인연은 언젠가는 끊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는 내 마음이 불편하다고 느끼는 사람들하고는 굳이 애써가며 관계를 이어가지는 않으려고요. 그 에너지로 차라리 내가 편하다고 생각되는 정말 내 사람들에게 쏟는게 낫지 않나 싶어요.

# 낯선 길

p. 248

새로운 길, 낯선 길 앞에서는 늘 주춤거리는 제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라 해당 페이지를 접어 보았어요. 고민만 하지 말고, 생각만 하지 말고 일단 한 발자국 내딛는 용기. 그런 용기가 필요한 저에게 용기를 주는 글인 것 같아요. 마지막에 난 널 응원한다, 라는 말이 왜이리도 눈물나게 고마운지...
지금 낯선 길에서 망설이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이 글을 전하고 싶네요.

 

읽으면서 좋았던 글들이 많았어요.
인간관계로 고민이 많은 날이나
사랑에 아픈 날이나
앞날이 걱정이 되어 잠을 설치는 날에 읽으면
조금은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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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양장)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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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한 아이가 있다. 기쁨도 슬픔도 아픔도 두려움도 느끼지 못하는 아이. 아이의 할멈은 아이를 '예쁜 괴물'이라고 불렀다. 엄마는 아이에게 상황에 따라 느껴야 하는 감정과 행동을 외우게 했다. 아이는 그렇게 매일 자신이 느껴야 하는 감정들을 외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앞에서 엄마와 할멈이 한 남자가 휘두르는 칼에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도 아이는 감정을 느낄 수가 없었다. 한 편의 연극을 보듯 아이는 그 광경을 관객처럼 바라만 보았다.

이 이야기는 현실 속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다. 다행히도(?!) 소설 속 주인공의 이야기다. 바로 <아몬드> 속 주인공 윤재 이야기다.

나는 오늘도 슬픔을 외운다.

이 책을 소개하고 있던 이 글귀가 나를 이 책과 만나게 했다. 슬픔을 외운다. 어떻게 슬픔을 외운다는 거지, 하는 궁금증이 이 책을 펼치게 했다. 그리고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가 자신과 전혀 다른 2명의 아이와 만나 친구가 되고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이 소설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던 아이, 윤재가 어른들이 문제아라고 낙인찍은 곤이와 친구가 되면서 그리고 사랑이라는 감정을 처음으로 느끼게 해준 도라를 만나면서 조금씩 감정을 느끼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난 이 성장을 제목이기도 했던 <아몬드>를 가지고 주인공 윤재를 중심으로 설명해볼까 한다.

<아몬드>의 첫 번째 의미

 

윤재는 감정과 관련된 정보를 처리하는 편도체의 크기가 보통 사람들보다 작다. 이 편도체를 윤재는 아몬드라고 부르는데, 여기서 아몬드의 첫 번째 의미를 알 수가 있다. 바로 약점 혹은 상처이다. 윤재에게 작은 편도체는 약점이자 상처이다. 다른 사람들보다 작은 편도체는 윤재를 다른 사람들과 구분 짓는다. 슬픔도 두려움도 느끼지 못하는 아이로, 그래서 이상한 아이로 말이다.

길에 쓰러져 있던 중학생을 보고도 눈앞에서 엄마와 할머니가 칼부림을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윤재는 흥분하지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그저 감정 대신 그 상황에 대한 수많은 질문들만이 윤재 머릿속을 떠다닐 뿐이다.

그런 윤재를 엄마는 아몬드를 많이 먹임으로써, 커다란 전지에 상황에 따라 느껴야 하는 감정들을 나열해 교육을 함으로써 어떻게든 고치고 싶어 한다. 윤재가 이 세상을 사는 동안 그것은 큰 약점이자 상처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아몬드>의 두 번째 의미

아몬드를 많이 먹어도, 열심히 감정을 외워도 소용이 없던 윤재는 곤이라는 한 소년을 만나면서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각기 다른 이유로 사람들에게 괴물이라고 불리던 두 소년은 친구가 되면서 서로의 상처를 조금씩 치유해 간다. 사람들의 편견이 아닌 인정이 필요했던 두 소년은 그렇게 친구가 된다. 하지만 윤재와 달리 감정을 너무나도 잘 느끼는 곤이는 세상의 편견에 결국 상처를 입고 지금보다 더 삐뚤어지는 삶을 선택하고야 만다. 자신은 강해질 거라 외치며 말이다.

윤재는 곤이가 떠난 후에야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미안함이라는 감정을 느낀다. 곤이 엄마 앞에서 곤이 대신 아들인 척해서, 자신에게 다른 친구가 생겼다는 걸 말하지 않아서, 무엇보다 모든 사람들이 곤이를 의심할 때 그를 믿는다고 말해주지 못해서. 윤재는 곤이를 찾아간다. 다시 곤이가 돌아올 수 있게 설득하기 위해서. 그리고 그날 그곳에서 윤재는 비로소 감정이라는 것을 온전히 느끼는 인간이 된다.

이 부분에서 난 아몬드의 두 번째 의미를 찾아냈다. 그것은 바로 치유와 희망이다. 프롤로그에서 말하기를 아몬드는 누구에게나 있다고 했다. 느낄 수는 없지만, 그것이 있음을 알 수는 있다고 했다. 아몬드가 만일 그저 약점과 상처이기만 하다면 느끼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당장 아플 테니까. 하지만 치유와 희망은 좀처럼 느낄 수가 없다. 대부분 서서히 조금씩 나아지고 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는 있다. 상처는 치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희망은 있다는 것을. 

윤재는 무언가를 느낀 그날, 그 일 이후 곤이를 보지 못했다. 스무 번째 봄이 왔을 때야 그를 만나러 간다. 그리고 부족하더라도 세상과 부딪혀 보기로 한다. 보통 사람들만큼 느끼지는 못하지만 자신이 느낄 수 있는 딱 그만큼이라도 느끼며 부딪히기로 한다. 윤재의 아몬드는 그렇게 윤재의 약점과 상처에서 치유와 희망으로 바뀌게 된다.

아몬드. 우리 모두에게 아몬드 하나씩 있다. 나에게도 말할 수 없는 나의 아몬드가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의 아몬드가 계속 생각이 났다. 비록 나의 아몬드는 아직까지 약점과 상처로 남아있지만, 윤재나 곤이처럼 나의 아몬드도 언제가 치유되고 하나의 희망으로 변해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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