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꼼수다 에피소드 1 - 세계 유일 가카 헌정 시사 소설집 나는 꼼수다 Episode 1
김어준 외 3인 지음 / 시사IN북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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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나온 내용은 '나꼼수'를 직접 들어 대부분 알고 있는 것이다. 다만, 올해 초에 이 책을 사둔 후 읽지 않았다가 방송이 아닌 글로 BBK 사건 등'나꼼수' 내용을 들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읽기 시작했다. 물론 지난 4.11 총선 당시 김용민 교수에게 실망한 나머지 한동안 '나꼼수'를 멀리했던 것을 돌이켜보는 의미도 있다. 처음 이 책을 샀던 것은 광고 같은 수익구조 없이 '나꼼수' 방송을 만드는 그들에게 보탬이 되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이 책과 더불어 정봉주 전의원의 <달려라 정봉주>와 김용민 교수의 <보수를 팝니다>도 한꺼번에 구입했다. 
내가 처음 '나꼼수'를 들은 것은 곽노현 교육감 사건 때였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무모하게 무상급식을 주민투표로 밀어붙였다가 실패하여 사퇴하자마자 검찰에서 곽노현 교육감의 사후뇌물죄 의혹을 발표했다. 현정권과 그 충견에 불과한 검찰이 하는 짓이야 그러려니 했는데 답답하고 짜증나는 모습은 소위 진보언론이라고 하는 한겨레, 경향, 오마이뉴스 등의 보도행태와 진보적 인사라 불리우는 이들의 발언, 그리고 야당인 민주당의 태도였다. 답답한 마음에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들락거리다가 자정 가까운 시간에 대학 동기들과 번개팅을 하였다. 그날을 전후하여 트위터에서 나꼼수 방송에 대해 관심을 가졌고 직접 듣기 시작했다. 

'나꼼수'는 어떤 면에서는 대단한 팟캐스트라 할 수 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한국의 언론상황은 최악이었다. 조중동 등 기존 찌라시 수준의 보수언론 뿐 아니라 한겨레, 경향 등 진보적 언론 역시 무능하고 무기력한 상태였다. 그러한 현실을 뚫고 나꼼수는 팟캐스트라는 새로운 미디어를 동원해 나와 같은 이들의 답답함과 울분을 대변해준 것이다. 
나꼼수를 기획한 김어준 총수는 불굴의 끈기와 아이디어를 가진 천재적인 기획자라 할 수 있다. 그는 과거에도 늘 새로운 미디어를 시도했다. 정봉주 전의원은 본인 주장만큼은 아니더라도 이 땅에 드문 정칙하고 용감한, 그리고 유권자들에게 소중한 정치인이다. 그 반면에 주진우 기자의 비난처럼 민주당은 참으로 야비하고 찌질한 정당이다. 주진우 기자는 전문적인 저널리즘이 몸에 밴 '기자 다운 기자'라 인정한다. 수 많은 탄압과 압박 속애서도 그는 기자로서의 본연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낸다. 김용민 교수는 비록 나꼼수에서 존재감이 작고 4.11 총선에서의 실패에 대한 과오가 있지만 나름대로 내공이 있는 정치평론가라 할 수 있다.

 

지난 4.11 총선 전까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나꼼수가 요즘은 예전만 못하다. 총선 당시 나꼼수 멤버인 김용민 교수가 지역구 국회의원에 출마했다가 실패했고 그 과정에서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는 총선 자체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나꼼수를 정치 현장으로 끌어들이고 끌어들인 후에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한 민주통합당의 실책이자 한계일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팟캐스트 언론에서의 활동에 머물지 않고 정치 현실에까지 뛰어든 나꼼수에게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나꼼수의 폭발적인 인기 상승과 하락은 한국 사회의 많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정당정치 부실과 그에 따른 정당 외 부분의 정치 과잉, 갈등과 대립의 과잉 & 타협과 합의의 부족, 상대방 존재의 부정과 증오의 일상화라는 모습...

 
'나꼼수'는 시사 평론가 유창선씨의 말대로 '기존의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사회조건과 인터넷의 발달, 그리고 SNS의 확산이 토대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물질적인 기반 위에서 김어준이라는 탁월한 기획자와 정봉주, 주진우, 김용민이라는 각각 독창적인 선수들이 콘텐츠를 채우면서 '명랑하고 호탕한 시사 프로그램'을 내세워 청취자들에게 어필한 것이다. 또한 나꼼수의 성공은 그동안 국내에서 음악을 중심으로 형성되어온 팟캐스트가 시사, 교양 분야로도 확대시키는데 크게 공헌했다. '나꼼수'의 열풍은 뒤를 이어서 '나꼽살', '손바닥TV', '애국전선'등 다른 시사 프로그램이 활성화되도록 이끌었으며 이정희, 노회찬 등 정치인들까지 팟캐스트로 자신들의 주장과 정책을 알리는데 참여토록 하였다.

'에피소드 1'에서는 '가카 헌정 시사 소설집'에 맞게 BBK사건, 청계재단, 인천영종도 공항 매각, 자원외교, 4대강 살리기 등 가카의 '꼼수'와 곽노현 죽이기, 중수부 살리기, 부산저축은행과 삼화저축은행, 경찰 엿 먹이기 등 가카의 하수견 검찰의 '꼼수', 장자연씨 자살사건과 전일저축은행 사건 증 조중동의 '꼼수'와 기타 꼼수들이 들어있다.
나꼼수의 최초 의도대로 올해 대통령 선거까지 화이팅을 기대하고 응원한다.

[ 2012년 8월 0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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